
지난해 1월 차량모델등급제도 개선 후 일부 고가차량이 내는 보험료가 커지면서 국산·외산차의 손해율이 1년 새 각각 13.6%포인트, 6%포인트씩 떨어졌다.
2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3분기 개인용자동차보험 자기차량담보(이하 자차) 손해율은 국산차가 82.9%, 외산차가 79.6%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국산차와 외산차의 손해율이 각각 88.9%, 93.2%이던 데서 1년 만에 6%포인트, 13.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외산차 손해율의 감소폭이 국산차 손해율 감소폭에 비해 2배 이상 크다.
이는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대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차량모델등급제도’ 개선에 기인한다. 보험료 구간을 최고 200으로 늘리고, 기존 21개 등급을 26등급 체계로 확대해 보험료 산정 기준을 세분화해 수리비 개선에 기여, 결과적으로 외산차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사고율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외산차나 국산 고가차량으로부터 걷는 보험료인 모수가 커져 손해율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차량모델등급제도 손질의 결과로 국산·외산차 모두 이례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6년 적용되는 차량모델등급 조정 결과 국산차는 53개, 외산차는 4개에 한해 악화됐다.
작년 같은 기간 국산차는 34, 외산차는 9개 악화인 데 비춰볼 때 소폭 줄었다.
보험료 세분화로 국산차 자차 보험료는 낮아지고 외산차 보험료는 오르면서 손해율 간 차이도 좁아졌다. 3분기 기준 국·외산 차량 손해율 간 차이는 3.3%로 지난해 같은 기간(4.3%)에 비해 1%포인트 줄었다.
손해율 간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국·외산차 간 수리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해율 차이가 좁아진 것은 수리비 격차를 줄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외산차의 경우 불분명한 가이드라인 탓에 부품 유통채널이 체계적이지 않고 가격이 천차만별로 다르다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평균 수리비보다 많은 수리비가 청구된 차종에 할증을 부과하는 ‘고가차량 자동차보험 합리화방안 개선방안’을 내년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차보험 손해율이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고율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차량모델등급과 보험료 구간 확대로 인해 외산차와 국산 고가차량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보험료 모수가 늘어난 결과”라며 “200만원 이상 가입자 규모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손해율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