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결정돼 진행 중인 하나금융투자 홍콩법인(Hana Asia Limited) 청산이 해를 넘기게 됐다. 당초 연내에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정리과정 중 현지당국과의 조율 및 절차로 인해 기간이 더 길어졌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이미 라이선스 등은 반납하고 법인청산에 따른 절차를 밟고 있지만 세금이슈 등 홍콩당국과의 조율할 문제들이 남았다”며 “연내 청산은 어렵고 내년 상반기에나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5월 하나대투증권 시절(당시 사장 김지완닫기

초반에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리서치 제공 및 국내주식 중개 등의 업무를 시작했다. 향후엔 기업금융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금융허브이자 조세회피처인 홍콩에 몰리던 헤지펀드를 상대로 제반업무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프라임 브로커’ 역량을 쌓으려 했다.
그러나 수년째 누적된 적자가 자본금을 잠식해 들어가면서 분위기는 어두워졌다. 결국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청산이 결정되고 절차를 밟았다. 설립 당시 지분 취득가액(자본금)은 33억9000만원이었지만 9월말 현재 남아있는 금액이 7억원에 불과하다.
하나금투 이외에도 홍콩에서 철수하거나 영업규모를 줄인 국내 증권사들이 다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홍콩법인을 감축·철수했으며 유안타증권은 옛 동양증권 시절 설립한 홍콩법인에서 증권업을 접다. HMC투자증권도 홍콩사무소를 문 닫은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나 본사 경영악화 등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정작 현지경기도 가라앉으면서 해외법인을 통해 수익확보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