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업계에 따르면 2011년에만 해도 67%를 넘으며 70% 돌파도 넘봤던 코리안리의 안방 시장점유율이 지난해에는 62.6%로 추락했다. 여전히 60% 이상의 독과점적인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라는 위상을 감안하면 ‘가랑비에 옷 젖듯’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코리안리 측은 “지역별 누적위험문제 등으로 받지 않는 원보험사의 XOL(초과손해액 비비례재보험) 단가상승이 전체 M/S에서 당사 점유율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며 “결국 그만큼 국내 재보험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2014년 국내 재보험시장은 유난히 큰 사고가 잦아 다소 경직된 편이다.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을 비롯해 △산림청 헬기추락 △삼성중공업 드릴쉽 화재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 △현대미포조선 충돌 △현대중공업 선박건조장 화재 △여수 GS칼텍스 사고 △세월호 침몰 등으로 인해 하드마켓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재보험업계와 일부 원보험사들은 단가인상만으로 코리안리의 점유율 하락을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최근 4년간 국내 재보험 시장규모가 5조1860억원에서 6조4480억원으로 24.3% 증가하는 동안 코리안리의 국내 수재규모는 3조4900억원에서 4조350억원으로 15.6% 증가에 그친 점을 주목했다.
즉, 재보험시장 성장속도를 코리안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태국홍수가 났던 2011년을 기점으로 점유율 하락이 시작했다는 사실을 들어 코리안리의 인수정책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홍수로 큰 피해를 겪은 이후 더 강화된 언더라이팅과 더 뚜렷해진 위험계약 회피성향이 M/S 하락에 일조했다는 것.
이에 코리안리 관계자는 “언더라이팅 강화로 불량계약을 가려 받으면서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얘기는 맞는 말”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언더라이팅 없이는 지금 같이 자산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사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