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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반은 여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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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3-11 20:08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이윤학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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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반은 여자
지금까지의 남성중심 은퇴설계에서 이제는 여성중심으로 바꿔야

전업주부라도 국민연금에서 개인연금까지 재무적 대비 필요 해

“지구 위의 반은 남자, 지구 위의 반은 여자. 너는 나의 밤을 밝히는 달, 나는 너를 지키는 해가 되리라…” 7080세대의 우상, ‘국민가수’를 넘어서서 가왕(歌王)이라고 불리는 조용필의 명곡 ‘여와 남’의 가사이다. 록풍의 끊어질 듯 넘어가는 가성으로 그 시대 청춘들의 마음을 잡았던 바로 그 노래이다.

‘은퇴남편 증후군’을 들어보았는가? 1990년대부터 일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아내들이 은퇴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져 정신적, 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조기퇴직 후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 줄 몰라 아내에게 의지하려는 남편 때문에 주부들이 남편이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혼란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성인여성의 71.8%가 늙은 남편을 돌보는 일이 부담스러워 부부간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현실이 이러한데 그 동안 우리는 100세시대의 은퇴, 퇴직, 노후의 삶을 이야기 하면서 모든 관심의 초점을 베이비부머 세대의 가장인 남성에게 맞춰왔다. 은퇴준비의 핵심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대 연금도 사실상 40~50대 남성직장인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73%인데 반해 여성이 50%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경향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50세 이상 인구 중 여성비율이 더 높고, 여성의 기대수명이 85세로 남성(78.5세)보다 더 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진정한 100세시대는 여성부터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남성중심의 은퇴설계, 노후준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특히 맞벌이부부의 비중이 37%인 점을 감안한다면(2014년기준) 베이비부머 세대의 남성을 가장으로 둔 가구의 경우 여성배우자의 10명중 6명 이상이 전업주부이다.

이들은 국민연금에서도, 직장인이 가입하는 퇴직연금에서도 대부분 소외되어 있다. 소위 ‘아줌마’로 통칭되는 이들 전업주부들의 삶을 이제 본격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 가사노동에서의 은퇴를 다시 이야기하여야 하고, 그들의 노후에 대한 설계를 꼼꼼히 다시 짜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대한민국 아줌마들은 재무적으로 다음의 몇 가지 만이라도 확실하게 챙겨보자. 먼저, ‘여우통장’을 만들어 보자. 요즘 한국남성들은 비자금 관리용으로 ‘멍텅구리 계좌’를 은행에 두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일명 ‘스텔스계좌’로 통하는 이 비밀계좌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전투기처럼, 통장은 있지만 공인증서에도 나오지 않고 인터넷뱅킹으로도 조회할 수 없는 계좌를 말 한다. 서로를 믿지 못한다는 점에서 좀 씁쓸하지만, 애교차원에서 이제 아줌마들도 자신의 이름으로 된 ‘나만의 여우통장’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금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금이 필요할 때 수시로 꺼내 쓸 수 있는 통장과 중장기적으로 노후대비에 필요한 자금을 따로 만드는 것이 좋다.

먼저 자금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통장에는 생활비를 아껴서 저축한 돈 등 쌈짓돈이 생길 때마다 꾸준히 저축하여 미래에 본인만을 위한 소비나 비상금으로 사용하면 좋다. 이때 유용한 통장은 증권사 ‘CMA 통장’이 좋다. 일반적으로 은행예금 통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왕이면 CMA 통장 사용을 권한다. 은행 예금금리는 연 0.1% 내외로 매우 낮아 물가상승을 고려할 때 사실상 역마진이다. 그나마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으며, 이자도 분기마다 지급되지만, CMA통장은 특정 조건이 없어도 연 1.9%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더구나 CMA통장은 은행 통장처럼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고, 카드대금이나 공과금 납부 등 결제기능이 있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또 CMA 계좌 안에서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의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은 좀 다르다. 노후엔 다달이 월급처럼 받을 수 있는 연금이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들이 가입할 수 있는 연금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이 있다. 원래 국민연금은 소득이 없는 경우 가입이 불가하지만, 노후를 위해 임의로 가입하는 임의가입 제도를 활용하면 전업주부들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08년에 2만명 수준이던 국민연금 여성 임의가입자수가 40~50대 여성가입이 크게 늘어 2012년에 17만명으로 증가하는 등 한 때 강남권 주부들 사이에서 크게 입 소문을 타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중년 전업주부들이 국민연금에 관심이 커진 이유는 국민연금이 민간연금과 달리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의 실질가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최소 10년 이상 가입해야 수급요건이 충족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부담된다면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인연금은 최소 5년 이상만 가입하면 만 55세 이후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급전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다. 특히 개인연금을 펀드로 가입한다면 저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극복하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다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므로 가까운 증권사를 찾아 펀드상품 선택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주체적인 독립선언’은 재무적인 독립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사노동에 대한 분담, 여가활용과 새로운 일에 대한 욕구 등 사회전반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전업주부의 은퇴’에서 재무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 이유는 남편에 대한 지나친 경제의존도 때문이다. 은퇴에 있어 가장 기본이자 필수조건인 재무적인 부분을 이제라도 점검해보자.

일찍이 스웨덴의 사상가 엘렌 케이는 “여성이 참여하지 않고서 진정한 의미의 정신적 사회적 혁신을 달성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라고 했다. 이제 여성을 빼놓고 100세시대를 논할 순 없다. 여성을 고려하지 않은 은퇴설계, 노후설계는 반 쪽짜리 일뿐이다. 이제 그늘에 가려진 주인공이었던 ‘대한민국 아줌마’를 본격적으로 100세시대의 무대에 올려야 한다.

“너가 있음에 내가 있고, 내가 있음에 너가 있네…” 30년전에 불려지던 조용필의 노래처럼 이제 여성을 100세시대 은퇴의 주역으로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구 위 반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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