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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전략 담론 해부 ① 총론]‘1등 은행-수익성’ 이기거나 패퇴 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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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1-28 22:44

2015 상반기 전략회의 지배담론 뜯어 살피니
10년전 과격어휘 대신 전략적 승리 부쩍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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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전략 담론 해부 ① 총론]‘1등 은행-수익성’ 이기거나 패퇴 뿐
대부분 은행들이 을미년 상반기 전국 부·점장까지 참여시킨 경영전략회의를 마친 가운데 내실성장과 수익성을 부쩍 강조하며 겉으로는 각자도생하는 흐름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가만히 뜯어 보면 외형 성장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다른 은행 수익기반을 뺏어 오라는 핵심과제를 상정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확실히 은행권 CEO들의 전략방향과 예시 또는 사자성어 언급은 약 10년 전 전투적 어휘들이 잇달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 앉히며 필승의 각오를 다진다는 ‘파부침주’류의 슬로건이 부쩍 많이 제시됐던 것과 달리 마치 바둑에서 생존근거를 확보한 뒤 상대를 공격한다는 정석에 가까운 행보로 보인다. 실제 전략적 가치를 높게 매기며 호소하고 당부했던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인다.

◇ 1등은행 리딩뱅크 강조파는 ‘솔직’

일단 이번 전략회의 시즌에서는 국민·우리·씨티 등 취임 후 처음 부·점장들까지 광범위하게 아우른 자리에서 전략 방향과 CEO 경영방침을 강조하는 자리였기에 눈길을 끌었다. 과연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가장 직설적 담론으로 실적과 동시에 위상 반등 의지를 표출했다.

이 행장은 24일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슬로건 “내 몫 완수로 강한은행을’을 강조하고 24·365프로젝트 등 기존에 제시했던 금융혁신 선도 강한은행보다 구체적 목표로 1등은행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막연히 강한 은행이 아니라 상반기 중에 목표의 70%를 돌파하자는 각오를 주문했고 심지어 전분야 1등은행 추구를 통해 글로벌 초강자 반열까지 목표로 삼는 비전으로 나아갔다. 백미는 “현재 우리의 M/S가 1등이 아닌 부분도 앞으로의 증가분만큼은 반드시 1등이 돼야 한다”고 선포한 지점이다.

KB금융지주 회장을 겸하는 윤종규닫기윤종규광고보고 기사보기 행장도 리딩뱅크 슬로건을 다시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내용적으로는 선두권을 형성한 대형은행과 경쟁에서 양보할 뜻이 전혀 없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다만 윤 행장은 단기 목표와 관련한 언급으로 실적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노선 대신에 경쟁력의 근간을 확충하고 튼실히 하는 쪽에 무게를 뒀을 뿐이다.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 된 마케팅과 전문적 금융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영업환경에 맞는 고객 서비스 체계와 점포 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한 밑바닥에는 리딩뱅크 위상 회복에 의미 있는 진전을 해내는 직원과 점포와 그렇지 못한 점포를 놓고 막연히 기다려 주겠다는 뜻을 내포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 평이다. 하물며 “KB의 꿈은 멈출 수 없다. 우리의 꿈은 실현될 것”이라며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뱅크’ 비전을 부활한 상황에서 오죽하랴.

◇ 수익성 개선은 결국 고객 쟁탈

지주사 회장의 경영행보를 앞지르거나 두드러지게 튀는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꾀하게 될 전략적 담론은 역시 임종룡닫기임종룡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에게서 힌트를 얻을 만하다. 임 회장은 가장 이른 지난 6일 김주하 농협은행장 등 자회사 CEO와 주요 임원 및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경영 키워드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농협은행 영업무대가 다른 은행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수신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금융지원 강화를 목표로 정한 이상 시장 점유율을 뺏어 오는 길은 당연해 보인다.

‘혁신을 통한 성장’을 기치로 글로벌 100대 은행 진입 비전을 강조한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강조한 △수익창출력 제고 △조직과 신채널 전략 등의 담론도 결국 다른 은행에 대한 배타적 경쟁우위 강화 없이 불가능 한 일이다. 중소기업금융 점유율 선두체제를 강화하는 일이나 기술금융 확대 과정은 다른 은행 고객의 주거래고객화는 아니더라도 중복거래 고객화 전환을 상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임영진닫기임영진광고보고 기사보기 행장 대행이 임시로 이끌고 있는 신한은행 또는 신한금융그룹 전략과 같은 방향에서 △핵심 사업 강화 △차별적 역량 제고를 되풀이 한 듯 하지만 이 은행에서 전략회의보다 사실상 비중이 더 큰 업적평가대회를 먼저 치렀던 전략적 포석을 눈 여겨 봐야 한다.

만약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수익성제고를 위해 시장 지배력 강화를 노린다면 성과보상 동기부여에 공을 들이는 신한은행의 반격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경영진 또한 통합추진 배경으로 삼은 논리가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수익성 향상에 있기 때문에 지주사와 모든 자회사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출발 2015 대회 슬로건에서 행복한 금융보다 ‘위대한 상상(上上)’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지방은행 시장 잠식 공세 가중 예고

그리고 또 하나, 국내 금융시장은 이들 대형은행만 독식하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박인규닫기박인규광고보고 기사보기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3050’ 목표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요구를 모든 임직원에게 내놓았다. 2011년 한 차례 순익 3000억원을 돌파했던 것처럼 올해 305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되 경북 시장점유율 30%와 대구 시장점유율 50% 달성, 나아가 전국 거점 영업 확대를 제시했다.

성세환 BS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도 전반적으로는 경상적 성장만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은퇴시장과 소매금융분야 공략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드영업과 중소기업대출 등에선 영업강화 방침을 제시했고 부산은행과 함께 경남은행 수익성 제고 독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지방은행계 맹주들의 핵심 영업무대 점유율 제고와 다른 지역 거점 확대추세를 보면 결국 외국계 시중은행은 물론 대형은행들 고객을 타깃으로 삼게 되고 만다. 표현만 거칠지 않을 뿐 생존을 건 영업싸움을 펴기로는 10년 전보다 경영여건이 너무 비우호적인 탓이다. 그래서 담론의 액면을 봐서는 아무 것도 알아차릴 수 없는 경쟁과 다자간 대결이 이미 본막 올린 셈이다.

▲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이 24일 열린 2015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한은행’을 강조하며 ‘24·365 혁신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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