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크로불안속 기업실적개선 기대, 수익성도 향상
‘신중론속 깜짝반등’ 주요 자산운용사 CIO(주식운용본부장)들의 2015년 증시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매크로변수에 따라 증시가 출렁거리겠으나 밸류에이션측면에서 예상 밖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경우 깜짝랠리도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높은 기대로 실망을 안겨줬던 기업실적에 대해서도 대부분 긍정적 반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전무)은 “내년도 기업실적은 10~15%내외로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현대차는 정체내지 낮은 한자리수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그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경기민감 수출 대형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전체기업이익은 10%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전무)도 “원화약세 영향으로 수출주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큰 국면”이라며 “글로벌증시와의 상관성은 각 국가의 주가등락보다는 기업이익의 개선여부, 글로벌매크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국시장만의 약세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실적개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디커플링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자산운용 이석원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2014년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의 예외적 실적이 2015년에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관련 대형주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이승준 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수익의 양보다 질적 개선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글로벌 리밸런싱의 여파로 수출물량 측면에서 기업실적개선폭은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낮은 금리, 낮은 유가, 높은 환율이 가격경쟁력을 가져 수익성은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경제 고성장세, 하반기 금리인상단행 유력
미국경제의 전망은 ‘맑음’이다. 김영일 전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강한 성장세를 보인 미국 경제는 당분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저유가로 인한 소비 개선 효과가 에너지 관련 투자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킬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기존의 강한 성장기조는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석원 상무는 미국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유가하락을 꼽았다. 그는 “유가하락으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개선세가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전 세계에서 가장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단 인상폭이 시장이 감내할 수준으로 그 후폭풍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송성엽 전무는 “물가에 초점을 맞춘 금리정책이 예상되기 때문에 에너지가격 안정에 따른 물가안정으로 매크로에 영향을 주는 수준의 금리인상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양적완화가 확실시되는 유로존의 경우 그 규모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진단이다. 이승준 상무는 “ECB 통화팽창 기대감으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로 결과적으로 역외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라며 “러시아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유로존의 대러시아 수출감소 및 그리스의 정쟁이 불안요인으로 오는 1분기 ECB에서 시행할 양적완화의 규모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 배당성향 증가, 지배구조개선 등으로 디스카운트 완화
이들 주식운용본부장들은 최근 성장율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경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 뷰를 유지했다. 김영일 전무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의 안정세가 유지될 수 있다”라며 “지준율 인하 및 금리 인하 등의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의 신호를 보낼 가능성도 있으며 수출환경도 양호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여 7%초반의 성장율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석원 상무는 양(성장)보다 질(개혁)에 무게를 뒀다. 그는 “중국경제 규모를 볼 때 7%의 성장을 둔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그보다 부동산으로 인한 그림자 금융 위기 재연의 가능성이 향후 중국 경제를 보는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Big3의 변화에 따라 글로벌증시도 유동성장세에서 벗어나 실적장세로 진입한다는 입장이다. 송성엽 전무는 “미국에서 유동성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일본을 제외하고 유동성장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며 “지역별로 실적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영일 전무는 장세진단보다 기업실적개선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글로벌 증시내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정체된 상태에서 지역별로 순환하는 양상을 띠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전반적인 유동성은 정체 내지 위축국면으로의 전환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글로벌 유동성은 풍부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런 환경 아래서 주가상승의 촉매제는 결국 기업실적개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눈여겨볼 주요 시장변수로 대부분 환율, 금리를 꼽았다. 송성엽 전무는 “환율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일 클 전망이고 금리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내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며 “유가약세는 중장기적으로 소비재업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도 IT, 내수주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상무는 기본 업종배분전략으로 유틸리티, IT, 은행, 화장품/의류 등은 롱(long), 조선, 기계, 철강, 화학, 유통 등 숏(Short)전략을 제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모두 올해 핵심테마로 배당, 기업지배구조개선을 1순위로 꼽았다는 것이다.
김영일 전무는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한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성엽 전무도 “배당성향증가 기업과 지배구조 개선이 가장 큰 테마, 특히 배당성향이 낮은 현금보유기업에 투자확대 필요하다”고 의견이 일치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배당, 기업지배구조개선이 코스피 저평가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석원 상무는 “정부와 국민연금 등의 강력한 배당 요구 및 기업지배구조개선 진행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개선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매크로변수에 따라 변동성장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장기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승준 상무는 “글로벌 자산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단기 가격변화에 따라 투자의사결정을 해서는 곤란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