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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폭증 우려에 당국 ‘기선제압’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2-17 23:12

보험금지급관리 체계개선, 사업비 축소 “인상폭 최소화”
손해율 100% 넘어, 보험업계 “손해율 안정화 기대 좌절”

실손보험료 폭증 우려에 당국 ‘기선제압’
내년 실손의료보험료 인상폭이 클 것으로 점쳐지면서 당국이 한발 앞서 제지에 나섰다.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해 국민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보험료 인상폭,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사업비를 대폭 낮춰 소비자에게만 보험료 인상 부담을 전가시키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높은 손해율로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해율 안정화를 꾀하던 보험업계로서는 당국이 보험료 조정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실손보험 참조위험률…손보 8.8%, 생보 5.0% 상승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이 통계집적을 통해 산출한 실손보험에 대한 참조위험률이 지난주 각사에 전달됐다. 손보사들의 경우 지난해 대비 8.8%, 생보사들은 5.0% 수준이 상승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조위험률은 업계 전체의 평균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각사는 참조위험률을 기반으로 자사의 경험요율을 적용, 여기에 사업비를 붙여 보험료를 산정한다.

보험업계는 참조위험률이 10% 가까이 상승하고 그동안 보험료책정에 자연적인 연령증가분 외 손해율이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보험료 인상폭이 커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실손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100% 이상을 기록해 왔음에도 지난 2009년 통합실손보험 출시 이후 통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험료 산정에 손해율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폭이 커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국이 실손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사실상 다들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실손보험 손해율은 몇 년간 지속적으로 100%를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손해율 100%를 넘기지 않은 손보사는 삼성화재와 농협손보 단 두 곳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 역시 지난해 손해율이 91%를 기록하고 있어 결코 낮지 않다. 농협손보는 2012년 출범이후 판매를 시작해 손해율이 88%로 타사에 비해 낮지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손보로 144.1%를 기록했다. 이어 흥국화재(132.2%), 롯데손보(128.5%), 현대해상(125.7%), MG손보(124.8%), 메리츠화재(122.8%), 동부화재(117.7%), LIG손보(117.2%) 순으로 100%가 넘는 손해율을 몇 년간 지속하고 있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다면 144원의 보험금이 나간셈으로 손해율로만 치면 자동차보험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손보업계 상품개발팀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보험료 인상에 즉시적으로 적용되지 못함에 따라 오랫동안 손해율이 누적됐다”며, “내년에도 크게 올릴 수 없을 것 같은데다 보험료 인상이 후행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과 같이 지속적인 적자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 보험금 지급체계 개선, 사업비 낮춰 ‘보험료 인상폭 최소화’

업계의 바람과 달리 금융당국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많은 만큼 보험료 인상 부담이 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참조위험률이 나옴에 따라 각 사에서 일정수준의 보험료 조정안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각사가 알아서 인상폭을 정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금융당국과 보험료 인상폭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데, 관련 가이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은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비급여 보험금 지급에 있어 업계의 보험금지급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는 한편, 사업비를 낮춰 인상폭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김진홍 보험과장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넘어가고 있어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무조건 보험료를 인상해 손해율을 낮추는 것은 소비자에게만 부담을 줄 수 있어 인상폭에 대해 업계와 논의를 했다”며,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다보니 영향이 커 업계와 소비자간 중간지점의 절충점을 찾아 합당한 정책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비급여 부분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보험금 지급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모두 보험료 인상으로 적용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클 것으로 보여 과도하게 위험률이 인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험사도 보험료 인상부분에 대해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비를 대폭 낮추고 보험금 지급체계를 개선하도록 압박해 보험금 관리에 더 신경 쓰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경우 현재 높은 손해율을 안정화 시키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가 없던 계약자들에게는 특별할인을 하자는 논의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해도 인상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손해율 안정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보험료 조정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완화와 보험료 자율화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사실상 보험료 조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어 여전히 그림자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복합적인 작용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이야기 하기는 힘들다”며, “보험금 지급이나 보험료 인상에 있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규에 근거해 정책방향을 내놓는 것으로 그림자 규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안정화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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