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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규모보다 건전성으로 경쟁하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8-10 21:04

성균관대 경제학과 이재웅 명예교수

은행은 규모보다 건전성으로 경쟁하라
우리나라 은행 대형화 타령하지만, 규모면에선 선진국에 뒤지지 않아

은행은 규모보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강화해 신뢰를 높이는 것이 과제

과거에는 금융기관은 우리에게 마치 공공기관 같이 인식되었다. 은행은 정부기관 같이 공익성을 강조했다. 특히 은행 국제화를 이끌기 위해 추진되던 동북아 금융허브(financial hub) 육성도 10여년이 지났건만 진전이 없다. 작년에 자기자본 기준으로 세계의 1000대(大) 은행 중에 우리나라 은행은 10개가 포함되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149개와 110개로 1, 2위를 다투고 다음은 일본, 스위스, 인도, 독일 순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00대 은행을 보유한 순위는 22위이다. 한국의 GDP 순위만은 못해도 월드컵(FIFA) 순위보다는 앞섰다. 은행경영에서 규모가 크면 지점망, 정보망 등 방대한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취급할 수 있어서 경쟁상 우위를 갖는다. 우리나라 은행의 대형화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근래에 해외 대형 플랜트 건설 수주의 실패를 겪으면서 또 다시 제기되었다. 실제로 은행들은 국내 대기업의 금융지원에도 예대마진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의 국가별 GDP대비 자산규모를 비교해보면 국내 은행들의 자산 비중은 선진국 주요 은행들의 평균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별 자산규모 1위인 대형은행의 자산비중을 해당 국가의 경제규모와 비교해보아도 우리나라 1위 은행인 KB금융의 자산비중은 미국의 1위인 JP모건체이스보다 오히려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대형화 타령만 하지만 규모면에서는 주요 선진국 은행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은행의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수익성이 낮은 것이다.

최근 들어 은행의 순이익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산업은행금융지주가 21억 달러 손실을 냈고 다른 은행들도 순수익이 모두 줄었다. 반면에 세계 1000대 은행의 작년 순수익은 9200억 달러로 전년보다 23%나 늘었다. 대형화가 수익성이나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만큼 대형화가 능사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각국의 금융당국은 자본 및 유동성에 관한 많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해서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거대은행들이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公的資金)으로 과도한 위험 투자를 억제하려는 것이다.

거대은행은 위기에 처할 경우 정부가 구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다른 은행들보다 낮은 자금조달 비용 등 혜택을 받는다. 거대은행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서 파생상품, 헤지펀드 등 고수익 고위험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손해가 나면 정부가 구제해주고 대박이 터지면 자기 몫이 되니까. 또한 거대은행의 고위관리자들일 수록 높은 연봉 외에도 스탁옵션 및 각종 성과급 등 높은 보수를 받는 구조도 대형화를 부추긴다.

그러나 대형화가 대마불사(大馬不死)와 이에 따른 도덕적 해이(道德的 解弛)가 과도한 위험투자를 부추겨서 부실경영을 초래하고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다.

거대은행이 금융시장에서 누리는 부당한 혜택을 줄이고 과도한 위험경영을 억제하기 위해 거대은행에는 다른 은행보다 높은 추가 자본 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본비율을 높이면 은행이 과도한 위험부담을 삼가하며 금융위기 가능성도 줄어든다. 거대은행의 자본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그들의 공적자금 남용을 막고 금융위기를 방지하는 등 은행을 보다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조치는 글로벌 거대은행에 대해서 추진되고 있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공적자금으로 회생하는 국내은행들도 자본건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본건전성 뿐 아니라 금융거래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은행들은 개인정보 유출, 부당대출, 불완전 판매,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 및 범죄행위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인 거대은행들도 최근에 탈세방조, 마약자금 세탁, 적성국가와 금지된 금융거래 등 대규모 글로벌 위법행위를 벌인 것이 드러나서 은행의 신뢰를 크게 떨어트리고 있다. 은행의 신뢰하락은 금융거래를 위축시키고 은행 발전은 물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은행은 규모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높이고 건전성을 유지하며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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