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행연계계좌 거래수수료무료 이벤트 2, 3년으로 확대
수수료무료경쟁이 거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은행연계계좌로 일컬어지는 온라인주식거래수수료의 경우 그 기간이 처음엔 길어야 3~6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과거 최장기 수수료무료기간으로 평가받았던 1년은 명함도 못내민다. 최근엔 그 기간이 2, 3년으로 확대되며 수익성악화에 시달리는 증권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현재 가장 긴 수수료무료 이벤트를 시행중인 곳은 KDB대우증권이다. KDB대우증권은 일찌감치 지난해 9월부터 ‘찾아가는 방문 계좌서비스’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대상은 방문계좌인 ‘다이렉트+’계좌를 개설한 일반인(미성년자, 외국인 제외)이다. 방식은 고객이 직접 편한 시간, 장소를 정하면 KDB대우증권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형태다. 공공장소에서만 계좌개설이 가능하며 집이나 개인사무실 방문은 제한된다.
눈길을 모으는 대목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수료무료혜택도 뒤따른다는 것. 이번 다이렉트+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다이렉트전용매체, 즉 HTS, WTS, MTS 등으로 주식거래를 할 때 무료수수료기간은 3년(유관기관제비용, 세금제외)이다. 지난 2013년 9월 1일부터 2016년 8월 31일까지 한푼의 거래수수료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초기 자사 온라인고객 등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벌이는 등 소극적인 모습이었으나 최근 영화CF를 패러디한 온라인광고를 런칭하며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종영됐던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 정우의 ‘선배 3인방’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을 모델로 영화 ‘타짜’를 패러디한 온라인광고를 통해 20~40대 젊은층을 공략중이다. 1년 수수료무료를 진행했던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그 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7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최대 2년 동안 수수료를 면제하는 ‘2년으로 유진과 인연이 되자!’ 이벤트를 오는 10월 31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주민번호 기준 최초 은행제휴 계좌를 만든 신규고객과 잔고 10만원 미만, 최종 거래일이 2013년 9월 30일 이전인 휴면고객이다. HTS, WEB, MTS 등 온라인 전 매체를 이용한 주식거래수수료의 경우 오는 2016년까지 4월 30일까지 면제받는다.
신희철 e-biz팀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고객에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2년이라는 파격적인 기간으로 정했다”며 “많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거래수수료공짜에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상승효과 미미
이같은 파격적 수수료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이다. 한때 업계 최저거래수수료에서 금액별 차등수수료로 유턴한 한화투자증권을 보면 잘알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은행연계계좌 거래수수료를 거래금액별로 차등적용하고 있다. 매매금액에 따라 수수료율은 0.08~0.14%로 적용하며, 50만원 이하의 소액인 경우 0.5%로 가장 높다. 똑같은 금액이라도 3월을 기점으로 수수료가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열 배 넘게 비싸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객이탈에 따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수료가 인상됐다기 보다 그동안 워낙 저렴했던 거래수수료를 원상복원하는 차원”이라며 “이쪽 영업채널의 비중이 낮아 수수료정상화 이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의 변화는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거의 영향이 없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파격적 수수료무료이벤트를 진행중인 KDB대우증권도 마케팅포인트를 ‘거래수수료인하= MS급증’보다 ‘잠재고객확대에 따른 고객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지점고객 등 오프라인 고객은 지점방문에 거리낌이 없는 것과 달리 은행연계계좌고객은 한번 계좌를 계설한 뒤 지점에 방문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라며 “방문계좌를 통해 이들 고객과 접점을 넓혀 고객과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수수료무료이벤트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동양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최근에는 오히려 일부 증권사의 주식매매 수수료 인상이 진행중이며 수수료 인상에도 고객 계좌이동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며 “주식매매 수수료 인상과 인하와 무관하게 고객의 수수료 민감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이제 서비스로 승부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