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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정상화’ 연후에 소비자기구 독립해야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5-01 23:52 최종수정 : 2014-05-02 01:59

소비자관점 토론회 ‘쌍봉형’ 가되 선결과제로 지목
공무원 조직 유지하더라도 “독점구도는 탈피” 봇물

‘금융위 정상화’ 연후에 소비자기구 독립해야
다 양보해서 금융위원회가 새로 만들어질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감독기구 업무와 관련한 최종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정부 부처 장관이 위원장을 맡으며 정부 임명 일색인 위원회 구성은 바꾸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져 주목된다.

국회 상임위인 정무위원회가 소비자보호기구 신설 및 감독기구 개편여부를 둘러싼 힘겨루기에 한창인 가운데 금융 또는 소비자 관련 학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간부들은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4월 말 현재 야당은 금융소비자보호 기구의 신설에는 동의하면서 이 기구 최상위 의결기구 만은 금융위원회와 분리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따로 두고 금융사 영업활동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구제 등의 감독정책을 관장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 정부여당 압박에 야당 마지노선 치고 대립

당초 정무위 소속 야당의원들은 시장안정성 등 거시적 금융안정성 정책과 금융산업 정책 등 옛 재정경제부가 행사하던 권한을 기획재정부에 돌려 주고 금융위원회는 감독정책을 전담하되 이마저 금융감독원이 수행하고 공무원조직을 해체하는 방안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정부부처로서 금융위원회 역할과 권한을 조정하려면 여러 관련 법률개정이 전제돼야 하는 등 현실적 난제들이 중첩되기 때문에 소비자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에서 떼어 내는 동시에 금융위원회 역할과 위상을 축소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김기준닫기김기준기사 모아보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금소위 신설의 핵심은 ‘법률의 제·개정권 확보’와 ‘예산과 인사권의 독립’에 달렸다”며 “이것이 담보되지 않는 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는 금융위원회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소위를 금융위가 쥐락펴락하게 만드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조처로서 예산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는 금융위 공무원들의 퇴직 후 일자리 대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정부·여당은 금융감독원을 두 개로 쪼개버리면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해 왔다”며 “두 개로 분리된 금융감독원은 금융위 통제에 놓이기 때문에 지금과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난했다.

◇ 국회 대립전선 갈라 치는 혁신적 요구 봇물

임명직 정부 공무원들이 선출직 여당의원과 합세해 수적 열세에 놓인 야당을 압박하자 국회 대립전선이 크게 후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학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소비자보호기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현재 여야간 대립지점보다 더 근본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견해를 쏟아냈다.

금융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금감원에서 소비자보호기구를 분리시키는 것 못잖게 금융위원회를 합의제 기구로 정상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신종원 서울YMCA 시민문화운동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마련된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조직과 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금융위원회가 합의제 기구이면서 사실상 독임제로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 본부장은 “금융위 위원의 독립성을 확보해 정책 및 규제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실상 대통령 임명 일색인 위원 구성에서 벗어나 의회 추천, 소비자단체 추천 등을 통해 다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분리할지를 놓고 논의되는 두 법안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며 “다만 정책의 융합 측면, 두 기관이 분리될 때 생길 수 있는 부담 등을 고려하면 금융위를 분리하기보다는 단일 위원회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민간 금융위원 참여 늘리고 의사결정만 담당

금융위가 소비자보호 감독정책마저 행사하더라도 구성방식과 절차 개선을 전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영학) 역시 “사전적 규제를 정하는(rule-making) 금융감독정책과 규제의 이행(enforcement)을 확보하는 금융감독집행은 통합해서 일관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제시한 모델은 금융위원회의 바램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전 교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또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원을 통합하고 현재 위원회 조직은 집행기구 내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처럼 가면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전 교수는 금융시장과 경제시스템 안정성을 금융위원회 혼자 수행할 수 없고 ‘쌍봉형’감독시스템으로 바뀌면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이들 과제에 대한 범정부 및 통화당국과의 시너지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금융안정협의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안정협의회는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을 정점으로 한은 총재, 금융건전성감독원장(가칭), 금융시장감독원장(소비자보호기구 가칭), 예보 사장 등 대통령 임명 인사 뿐 아니라 국회가 추천하는 민간위원이 함께 활동하면 좋을 것이라고 봤다.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금융감독 집행기구를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되 금융감독의 일관성 확보와 두 기구 간 원활한 조정을 위해서는 금융위를 단일화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면서도 “다만 여기에는 금융위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금소원 분리 이전에 감독 시스템 재조명에도 후끈

김 교수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갤럽이 지난 2월 조사한 결과 금융회사보다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노력에 대한 불신이 더 컸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래프 참조>

금융감독 집행기능이 금감원에 통합돼 있는 지금 시스템으로는 “감독기구 역량이나 조직문화에 따라 어떤 목적은 후순위로 취급, 감독자원의 배분에서 차순위로 밀려나 부실화 문제가 발행할 우려” 때문에 그는 감독집행은 쌍봉형을 지지했다.

네덜란드와 호주처럼 쌍봉형 체제 초반에는 영역 다툼과 중복해소 문제를 빚어내기도 했지만 두 기관 모두 갈등의 심각성과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정보 공유와 협력의 조직문화를 정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쌍봉형 체제로 가더라도 단일 금융위원회가 감독정책을 맡으면 일관성과 원활함이 보장될 수 있다는 장점에 그는 주목했다.

또한 동시에 그는 감독기구를 독립시켰을 때는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라는 각각의 영역에서 책임성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이를 위해서는 금융위가 진정한 합의제 위원회로 탈바꿈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외부 독립위원의 상임화, 국회추천 상임위원 기용 등의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그는 영국의 경우 FCA와 PRA로 나뉘어진 뒤 2013년 예산부담이 2012년 FSA 예상보다 24% 불어난 점, FCA가 FSA시절보다 무려 7배나 많은 벌금을 물려 결국 금융회사 부담을 키웠던 점 등에 대해서는 대비책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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