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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모집인의 불편한 진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3-09 21:16

성균관대 이재웅 명예교수

대출모집인의 불편한 진실
모집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사 본연의 기능이 취약하고 비능률적인 고비용 구조때문

대출모집인을 통한 외형경쟁보다 각종 부실및 정보유출위험을 늘리는 금융관행부터 고쳐야

금융사들의 대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년만 해도 은행들이 취급한 신용대출 중 16.1%(6조 2000억 원)를 모집인을 통해서 유치했다.

국내은행보다 점포수가 적은 외국계 은행들은 50%에 육박하며 생명보험회사, 할부금융회사, 저축은행(신용대출) 등은 신규 가계대출의 80% 이상을 모집인에 의존하고 있다. 대출모집인은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대출중개를 해서 비용을 절약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가령 금융사 정규직 직원이 대출모집을 할 경우 높은 임금 때문에 대출모집수수료 보다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대출모집 기능이 효율적이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외주(outsourcing)를 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최근 제도권 금융사 대출모집인을 사칭하며 저신용등급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례가 빈발한다. 대출모집인이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허위 또는 과장광고를 하거나 개인정보 유출, 수수료 과다 요구, 다단계 모집 등 부당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감독당국의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고율의 대출모집수수료가 서민 대출 이용자들에게 고금리 대출로 전가되는 것도 문제이다. 모집수수료가 과다하고 이것이 서민대출의 고금리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일자 금융 당국은 지난 6월부터 수수료 상한제를 실시했다.

제2금융권의 일부 금융사들은 그동안 10% 안팎의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 왔는데, 수수료상한제가 실시되면서 대출금리가 인하되었다고 한다. 대출시장에 불완전성과 비능률이 고금리를 유발한다면 당국의 규제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금리와 수수료는 원칙적으로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서 결정되는 가격이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에 정책당국은 카드사의 대규모 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대출모집인이 개인정보의 수요자라는 점에서 대출모집인 제도를 전면 손질할 방침이라고 한다. 불법 유통 정보를 활용한 대출모집인은 업계에서 퇴출되고 대출 모집인이 고객 유치 시 정당한 개인 정보를 활용했는지에 대해 고객과 금융사가 확인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출모집인 제도는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폐지했다. 은행들이 근래에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한 것은 은행 창구에서 직접 내준 신용대출보다 모집인을 통한 경우 연체율이 3-4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사들의 대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모집인 수도 크게 늘었다. 은행, 보험, 저축은행, 카드, 캐피털 등 금융권을 총망라하면 모집인은 십만 명을 넘을 것 같다. 이제 금융회사 주변에서 대출모집인, 보험설계사, 투자권유대행인 등은 대규모 직업군이 되었으니 이들을 무작정 핍박하기도 어렵다. 대출모집인은 금융사의 비정규직이나 파견근로자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사내에 비정규직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절약을 위해서 모집인의 의존도가 늘어나는 것 아닐까.

앞으로 대형 금융사는 고객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서 대출모집인을 자회사 형태로 직접 관리하게 된다. 높은 모집수수료는 금융사의 고임금과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한다. 모집수수료가 높아서 대출금리가 높다기보다 금융사의 고비용 구조가 수수료를 높이는 것이다. 금융이 발달하면 금융구조가 중층화(重層化)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대출모집인에 의존하는 자체가 크게 금융시장의 능률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모집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금융사가 본연의 기능이 취약하고 비능률적인 고비용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금리나 수수료를 규제하기보다 근본적으로 금융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럴 경우 금융사들은 스스로 위험관리 및 고객정보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고 고객에게 직접 대출을 늘려서 서민들의 대출금리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금융사들은 안이하게 대출모집인에 의뢰해서 외형 경쟁을 벌이기보다 대출심사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정보 관리 및 고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부 금융사들이 ‘묻지마 대출’을 일삼고 그에 따른 각종 부실 및 정보유출 위험을 증가시키는 금융관행은 시정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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