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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라”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2-09 17:53

유진투자증권 박형중 투자전략팀장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라”
“일회성 이벤트인지 구조적 변화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불거진 신흥국위기, 미국경제둔화 등 이슈들이 단기이벤트로 여기는 시장의 컨센서스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박팀장이 신중론을 밝히는 것은 최근 터지는 이슈들이 단기간에 끝날 반짝이벤트가 아니라 시장에 발목을 잡을 중장기 변수들이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경제는 물론 증시에 복병으로 떠오른 엔화약세는 추세적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는 “미-일간 통화정책 차이로 인한 양국간 금리차 확대와 선진국의 엔저용인, 그리고 오는 4월 소비세 인상 전후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등의 환경으로 인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라며 “최근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수출가격 인하움직임 관찰되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기업과 경쟁에 놓인 한국 수출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위기도 꺼지지 않을 불씨다. 신흥국 위기원인이 해당국가의 펀더멘털 약화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즉 신흥국위기의 진원지인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급락은 △경상적자 △외환보유고 고갈 △높은 인플레이션 등 구조적 약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아르헨티나의 위험은 구조적인 것으로, 향후 구제금융을 받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 높다”라며 “유사한 위험에 처해있는 국가로는 터키, 칠레, 인도네시아, 인도, 남아공 등. 브라질은 전염효과도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우리증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악재론 중국경제의 부진을 꼽았다. 신흥국 위기를 커버할 수출국은 중국이 1순위인데, 중국경제의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경제구조를 전환하는 구조개혁 과정에 있는 중국은 최근 완만한 둔화국면인 연착륙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중국이 글로벌시장의 교란요인이 되진 않겠지만 향후 주변국의 성장을 지탱해줄 수 있는 수요처로 부상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의 주체인 미국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더라도 그 훈풍이 신흥국으로 확산되기에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팀장은 “미국, 주택경기 개선 등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에 힘입어 향후 소비지표가 긍정적인 흐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미국경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입증가율은 정체되는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수출 중심 신흥국으로의 긍정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도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 그는 “유로존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 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에 대한 신뢰 높아지고 지난 1월 ECB(유럽중앙은행) 금정위에서 적극적 경기부양 의지를 보인 점 또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라며 “하지만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경기부양을 하더라도 단기간에 턴어라운드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장기 변수들로 우리나라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기에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엔저-원고 고착화로 2014년 한국 수출섹터의 부진이 예상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내수부문이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단 정부의 상반기 재정집행률(55%)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며 기준금리 인하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수가 크게 활성화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박형중 팀장은 증권가에 소신있게 의견을 밝히는 ‘Mr 쓴소리’ 로 유명하다. SK경영경제연구소(1년), 국제금융센터(4년), 삼성경제연구소(2년) 등 유수의 금융연구소를 거치며 대형증권사에 투자전략까지 맡으며 이론과 실무을 겸비한 베테랑 이코노미스트로 꼽힌다.

끝으로 그는 “애널리스트는 기본적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깊이있는 분석을 통해 리서치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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