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업대출 정리규모가 어림 잡아 10조원 안팎에 이르는 반면 가계대출은 다시 늘어나면서 부동산 경기 방어에 큰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가계부문 건전성은 거듭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12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은행수신은 41조원이나 불어났다. 겉보기에 2012년 37조원보다 많으니 자금조달 호경기가 여전해 보이지만 2010년 58조 9000억원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정기예금이 12조 4000억원이나 빠진 빈틈을 은행채 규모를 16조 5000억원으로 메우고 남았던 덕이 크다. 2010년 은행채 잔액이 8조 5000억원이나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채를 뺀 수신 증감치는 약 67조원(2010년) 대 약 24조원으로 비교가 안된다.
수시입출식 자금이 늘어난 것은 갈 곳을 정하기 전에 숨 고르고 있는 대기자금이 대부분일 것으로 추정한다면 은행채를 더 늘리고 고금리 특판 예금으로 밸런스를 맞춰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자금운용면에서 12월 기업대출은 무려 12조 7000억원이나 줄었다. 통상 연말 기업자금 수요 때문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법이지만 연말 부실채권 정리 영향도 컸을 전망이다. 부실채권비율 목표에 충족하려 했다면 10조원 안팎까지도 부실정리 등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 증가분 거의 전부를 차지한 주택담보대출 2조 8000억원 증가 덕에 2조 9000억원 또 늘었다. 비은행 가계대출과 연말 신용판매 증가 수요 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는 1010조를 너끈히 넘어 섰을 수도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