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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증권업, 새술은 새부대에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2-26 00:14

편중된 수익구조 수수료과열경쟁 부메랑
저성장, 저수익 고착화 M&A로 시장 재편 필요

사면초가 증권업, 새술은 새부대에
2013년에도 증권업은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일시적인 어닝쇼크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거래대금침체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며 실적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저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면 본래의 업무영역인 IB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거래대금침체, 수수료과열경쟁으로 실적악화 장기화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다. 2013년에도 증권사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깜짝 금리인상이 단행됐던 지난 1분기(2013년)의 경우 트레이딩부문에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후 코스피가 2000p로 반등하며 실적회복을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지수는 올라도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인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최근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4.7조원을 기록해 2012년 12월(5.8조원)과 직전과거 5년간의 평균(6.9조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월중 거래대금 추이를 봐도 10월 5.9조원, 11월 5.1조원에 이어 하락세가 뚜렷하다. 손익분기점이 대략 7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자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매출은 급감하는 가운데 수익성에 찬물을 끼얹는 수수료과열경쟁은 오히려 지속됐다. 실제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2010년 11.7bp에서 2011년 9.9bp로 하락한 뒤 올해에는 마지노선인 9bp가 이탈하기도 했다.

현재 증권업의 천수답형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려면 본래의 경쟁력인 IB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B의 경우 차별화된 자본력, 브랜드가치, 리스크관리능력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증권사의 업무의 꽃으로 꼽힌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증권사들의 핵심수익원은 IB다. 문제는 대부분 수박겉핥기식 IB로 열매를 제대로 따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IB업무 중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채인수 부문에서만 선전하고,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M&A의 경우 상위 Top10을 외국계 증권사가 싹쓸이하고 있다.

KB투자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차별화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위험인수없이 기존처럼 단순중개업무나 위탁매매업무 중심의 영업이 지속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업계 선도기업의 경우 브랜드가치를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업무에서의 차별화 및 IB업무에서의 저가 수수료 경쟁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것은 증권산업의 심각성을 깨닫고 한국형 IB의 육성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기틀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예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다.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위험관리 능력을 보유한 증권사에게 Prime Brokerage, 기업여신, 내부주문집행 등 신규업무의 부여가 핵심이다. 이 조건을 충족할 경우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헤지펀드 대상으로 증권대여, 자금지원, 재산보관 관리, 매매체결/청산/결제 등 종합금융서비스뿐만 아니라 M&A자문시 인수자금제공, 신생기업에 융자 및 보증, 다양한 구조화금융 등 기업여신(Corporate Financing)도 가능하다.

◇ 규제완화 훈풍·대형IB, M&A 선택이 아닌 필수

시장을 재편하려는 규제완화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 11월 발표된 금융업 핵심경쟁력강화방안이 변화의 중심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인가부터 M&A까지 전방위적인 규제완화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금융업 경쟁력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총체적 불황에 시달리는 증권사의 체질개선을 염두한 규제완화방안도 발표됐다. 먼저 현재 과도하게 세분화된 인허가 단위를 유사성 높은 인가단위로 통합, 금융투자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금융사 요청시 대단위 원스톱인가도 허용할 방침이다.

증권사의 M&A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도 부여했다. 일정규모 이상의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 이상’에서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완화적용했으며 개인연금신탁도 허용할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자본시장이 재도약하려면 대형IB육성에 따른 시장재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태 원장은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추세 및 금융자산의 축적에 따른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충족과 기업금융의 활성화를 통해 증권산업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리더IB 1~2개를 포함, 아시아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대형IB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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