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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가계 위험선택 따라, 운명 엇갈린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2-01 22:37 최종수정 : 2013-12-02 16:19

쏠림현상 심화됐다더니 포트폴리오 전략 차 뚜렷
쌍방 축소~단방 축소 따라 리스크대응도 제각각

중기-가계 위험선택 따라, 운명 엇갈린다
은행권 전체를 놓고 보자면 ‘쏠림 현상 나타났다!’고 경고할 만 할지 몰라도 은행별로 나눠 놓고 원화대출을 통해 여신전략을 따라 가다 보면 사뭇 다른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여신 확대 집중점이 달라지는 가운데 유난히 회피하려 애쓴 리스크 영역이 도드라 지는가 하면 오히려 다른 어떤 은행보다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끌어 안는 특징을 보인 은행도 있다.

어차피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전후방 업황마저 나빠 영업손실이 커지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가계부문 안에서도 이자비용 만은 감당할 수 있다는 층과 앞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층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단순히 원화대출 기준으로 어떤 쪽 여신이 얼마에서 얼마로 늘었냐만 놓고 무턱대고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선택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연체율 흐름의 줄기를 훑어 가며 에측해 볼 때 은행들의 서로 다른 선택이 내년 이후 실물경제 동향과 맞물리며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의 차이로 나타날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또한 그런 차이가 궁극에는 시장 선도 은행 노릇하던 그룹 안에서 개별은행 간의 명멸이 엇갈리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 누구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게 아니었네

한국신용평가가 주기적으로 내는 통계(KIS Industry statistics) 가운데 은행권 원화대출 포트폴리오2010년과 지난 상반기 말까지 움직임을 이어서 본 결과 은행들의 태도는 결코 천편일률적이지 않았다. 새 정부 들어서면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부랴부랴 늘렸던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반드시 그랬던 것도 아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010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나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증가율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이 오히려 낮게 나타나 정부 정책 순응형이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이 작동해 온 것으로 짐작된다.

기업은행이 2010년 대비 17.59% 늘어난 것이야 예견된 터엿지만 국민은행이 8.60% 늘리는 적극성을 띠고 있었던 점이 돋보인다. 반면에 외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02%와 1.99% 줄어든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4.50%와 3.65% 늘렸지만 그 전 감소폭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늘린 은행 희소성

정부가 2011년 중반에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고 그 해 4분기 이후 은행권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다. 신한은행은 2010년 말 대비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기타 가계대출도 함께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성장률 면에서 2964%로 기업금융 강점 은행에서 노선을 전환하다시피 한 것으로 비춰지는 우리은행과 분명 다르다. 외환은행도 다른 대출보다 주담대 증가율이 17.35%로 두드러진다. 주택담보대출 만큼은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국내은행들은 대부분 주담대 증가율이 전체 원화대출 증가율의 중심을 이루는 모습이다. 반면에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씨티은행은 주담대만 각각 40.01%와 6.17% 줄였다. 자산 디레버리지를 선택했다는 확고한 증표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중소기업대출 감소율이 각각 21.35%와 9.44%였다. 대신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이 각각 약 10%와 7% 늘어나 국내 시중은행 틈새를 파고드는 제한적인 노력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 가계대출 증감은 신한은행이 22.88%로 압도적이고 외환은행도 10.33%인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8.82%와 6.40% 줄어들었다.

가계대출 억제 방침 수용도는 은행마다 달랐던 이유는 이자이익기반 침하국면에 접어들자 타개책으로 가계대출 다각화에 나선 곳이 나타났다는 풀이도 가능해 보인다.

◇ 지방은행 간 외형확대 경쟁 경남은행이 맨 앞

시중은행들이 리스크관리를 우선 하면서 밸런스를 염두에 뒀던 것과 달리 지방은행은 경남은행 주도 아래 외형경쟁에 한창이었다. 전북은행이 증가율 면에서 중소기업과 주담대 둘 모두 가장 높았지만 증가율 2위에 그친 경남은행이 대출 확대 경쟁을 사실상 주도했다. 경남은행은 주담대 외 가계대출은 증가율 규모 모두 가장 크다.

이어 부산은행이 중소기업 가계대출 쌍방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반면에 대구은행은 상대적으로 대출자산 확대를 자제하는 모습이었고 광주은행 역시 상대적으로 신중한 길을 걸었다. 새해 들어 경기회복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수출기업에서 내수기업까지, 거의 대부분 업종까지 골고루 본격화하지 않고 일부 한계 기업 퇴출과 일부 주담대 대출자 경매가 속출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면 리스크 요인을 적극적으로 택한 은행일수록 건전성 강화 노력에 더 많은 품을 들여야 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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