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연기금의 순매수여력은 풍부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연간 9조원을 순매수하며 월평균 82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만 이미 4.6조원을 순매수했으며, 11월에만 4700억원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 6대 연기금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국민연금은 약 400조원에 달하는 기금을 보유하며 국내 증시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국민연금은 해마다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목표 구성을 바탕으로 기금 운용에 나서며,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은 전체 금융자산의 20%로 잡았다. 단순히 목표치 (87조1134억원) 대비 현재 추정치 (80조 6792억원)를 감안하면 앞으로 국민연금은 약 6.4조원의 매수여력이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비중은 목표치 (19.3%) 대비 낮은 수준인 18.7%이며 이 수준으로 주식보유비중을 채울 것으로 가정하면 추가매수여력은 약 7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연기금은 현재 금융·경기소비재·소재 등 경기민감 대형주 중심의 종목 보유 패턴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화학·유통·보험주가 상위리스트에 편입됐다. 2분기 대비 변화된 업종추이의 특징은 △금융주 비중이 높아졌으며 (2→8개) △필수소비재 종목이 증가했다. 이는 최근 대형주 랠리에서 소외된 금융주에 대한 관심과 한국 내수경기의 바닥 통과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임은혜 연구원은 “지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매수 강도가 높아지는 국민연금의 매매 패턴과 이러한 추가 매수 여력을 감안할 때, 연기금 수급은 연말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될 것이다”라며 “연기금이 비중을 늘린 금융과 내수주에 대한 관심은 향후에도 유효한데, 그 이유는 금융주의 경우 시장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이 아직 저평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내수 경기도 주택시장 반등과 부양책에 힘입어 안정적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