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원달러환율은 장중 한때 1054.3원을 기록하며 연저점(종가기준 1054.7원)을 하회했다.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에 대한 구두개입과 함께 외환시장 실개입을 통해 상승반전을 이끌었으며, 원/달러환율은 1061.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원달러환율은 1060원대에서 횡보중이다. 환율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하락요인이 상승요인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매크로측면에서 미국 FOMC가 테이퍼링시행이 지연됨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초래했으며,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던 신흥국 통화가 강세로 전환되었다.
특히 펀더멘털이 우량한 우리나라의 경우 하락요인이 압도적이다. 한국의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19개월 연속흑자이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최대인 63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경상수지 대비 GDP 비중은 6.7%. 대체로 경상수지 흑자가 GDP대비 3% 이상이면 통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환율의 추세적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환율추가하락에 대해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관심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특히 지난 8월 23일 이후 40일 연속 13.6조원 순매수행진을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가 홀딩 혹은 이탈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몇 년 사이 환율급락은 외인의 매도를 부추긴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하지만 ‘환율급락→외인매도’라는 과거패턴이 현재에도 적용될지 미지수다.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1050원 이하에서는 매도했던 지난 2005~2007년의 경우 △한국 조선사의 대량의 선박수주 △국내은행의 환헤지를 위한 외화차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펀더멘털 대비 고평가국면이었다. 하지만 사상최대흑자달성이 확실시되는 등 환율이 저평가된 최근 시장과 비교하면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또 최근 외인수급주체가 장기액티브성격이 강하다. 7월 이후 증시에서 순매수한 외국계 자금이 장기 투자성향을 지닌 미국계로 환율하락이 순매도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원화 강세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보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라는 긍정적 영향이 더 많다”며 “외국인들의 경우 글로벌 자산배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장률과 환율인데 현재 한국의 경우 성장률이 회복하고 환율의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글로벌자금이 유입하기에는 우호적 환경”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