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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쉬운 보험약관은 없을까?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9-29 17:59 최종수정 : 2013-09-29 18:15

보험개발원 이영우 약관업무팀장

이해하기 쉬운 보험약관은 없을까?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표준보험약관을 운영하고 이를 수시로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약관을 어렵게 느끼고 있다.

이에 이영우 보험개발원 약관업무팀장은 “우선 보장내용에 따라 표준약관 이외에 추가되는 약관문구도 많을 뿐 아니라 표준약관 자체도 좀 더 세심하게 계약자 등 소비자의 수준을 반영할 부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보험소비자들 중에는 ‘보험료’와 ‘보험금’의 차이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의 보장내용 자체가 어려운데 암 보험에서 암이 무엇인지, 어느 시점에서 암으로 확정하는지를 명확히 기술해야 하므로 결국 통계청이 발간하는 한국표준질병 및 사인분류까지 동원하게 되지만 그렇게 해도 소비자가 이를 쉽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망보험금이 매월 또는 매일 변동하는 보험의 경우, 약관만 가지고는 특정시점에서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며 “보험상품을 구성하는 보장범위가 다양하고 복잡한데 최근 상품은 한 상품으로 질병사망, 재해사망, 암 발생, 고도장해 등 다양한 보장을 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특약의 부가로 인해 그만큼 약관이 복잡해진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보험은 보험사가 다수의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계약내용을 제시하고 이를 계약자가 받아들이면서 성립하게 된다. 그리고 보험사는 미리 작성해둔 약관을 계약체결 과정에서 계약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이를 ‘보험계약의 부합성’이라 한다.

그러나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약관에 대해 계약체결 여부만을 결정하는 방식은 가격(보험료) 외의 보험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상법과 보험업법 등에서는 보험모집관련 준수사항이나 보험 상품공시, 보험약관의 필수기재사항, 표준약관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또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약관해석에 관한 원칙을 정립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보험소비자를 위한 예방적 차원의 조치일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소비자가 보험계약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팀장은 “계약자가 보험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 상품에 가입함으로써 생기는 자신의 권리와 의무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며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쉬운 약관이 제공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약관을 쉽게, 친소비자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우선 약관 전체적으로 어려운 용어 및 내용을 보다 쉬운 용어, 내용으로 바꾸거나 충분한 해설을 추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보험료’와 ‘보험금’에 대한 차이를 해설해주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보장내용을 단순화하거나 사례 등을 통해 충분한 설명할 필요도 있는데 사망보험금을 사망시점에 상관없이 정액으로 고정하거나, 사망시점별 사망보험금을 예시해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보장범위의 지나친 세분화 역시 지양해야 할 일이다. 사망을 질병사망, 재해사망으로, 재해사망을 일반재해사망, 교통재해사망, 휴일재해사망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보다 단순히 ‘사망’으로 단순화한 것이 이해하기 쉬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보험약관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해결책의 핵심은 보험계약자를 비롯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상품을 구성하고 약관을 작성하는데 있다. 이 팀장은 “진정으로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그동안 보험사(공급자) 입장에서 작성되던 보험약관을 계약자(수요자)의 입장에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2011년부터 실시된 보험약관이해도평가 제도도 이러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약관을 작성하는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보험약관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를 기초로 꾸준한 개선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소비자 모두가 ‘한눈에 척보면’ 알 수 있는 약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약관개선 노력과 함께 소비자도 자신이 가입한 약관내용을 탐구하고 어려운 경우는 개선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고로 합리적인 불만은 소비자의 힘이며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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