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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 감소세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8-21 20:12 최종수정 : 2013-08-21 20:17

비자· 마스터 브랜드 카드 발급 매년 5%p씩 하락
국내 카드사 해외 진출과 금융당국 창구지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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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신한카드 등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비자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로고가 찍힌 카드발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만약 국내 사용분에 대한 로열티 지급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매년 국감 때마다 ‘단골뉴스’로 등장했던 국부유출 논란도 사라질 전망이다.

◇ 겸용카드 해외서 안 써도 해마다 수수료 1000억원씩 지출

VISA, MASTER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 로고가 찍힌 국내외 겸용 신용카드 100장 가운데 87장은 1년에 한 차례도 해외에서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런대도 불구하고 지난 2011년까지 국내 카드사들은 ‘로고 값’으로 매년 1000억원 대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일례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카드사들이 이들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40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결제할 때 나가는 수수료인 ‘국내사용 분담금’은 전체의 73%인 2948억원에 달했으며, 카드를 발급하고 유지하는 데 따른 수수료도 732억원(18%)이나 됐다.

하지만 정작 해외에서 카드를 긁어서 발생한 수수료는 355억원으로 전체 수수료의 9%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BC카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신용카드 거래는 VISA, MASTER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의 결제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는데도 이들 카드사가 0.04%의 수수료를 챙긴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 동안 이들 브랜드 카드사들은 국내 제휴 카드사가 낸 로열티의 상당액을 인프라 구축, 카드발급 지원, 시스템 업그레이드, 컨설팅 지원 등의 명목으로 되돌려줬다. 실제로 VISA, MASTER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은 지난 4년(2008년~2011년 6월말) 동안 국내 제휴 카드사들에게 지원한 마케팅비용은 10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이들 브랜드 카드사의 해외겸용카드 발급은 크게 늘어났고, 이는 해외사용 분담금은 물론 국제결제망을 쓰지 않는 국내 사용분까지 분담금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거두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은 이들 브랜드 카드사가 기업공개 된 직후 수익증대 정책으로 전략이 바뀌면서 국내 카드사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그친 상태다. 이들 국제브랜드 카드사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사실상 ‘규모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보다는 수익성 확보 전략으로 전환했다.

◇ 국제 브랜드 로고찍힌 카드발급 감소 추세

이처럼 국제 브랜드 카드사의 영업정책이 수익성 확보로 바뀐 데다, 해외겸용카드 발급에 따른 국부유출 논란까지 매년 국정감사 도마에 오르면서 국내 카드사는 물론 카드회원들의 인식 변화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특히 BC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국내 카드사들은 다른 해외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독자적인 글로벌 결제망 구축에 나서면서 토종브랜드 카드로도 해외결제가 가능해진 데다 굳이 해외겸용 카드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BC카드는 지난 2011년 미국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DFS), 중국 은련, 일본 저팬크레딧뷰로(JCB) 등 103개국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내놓은 ‘BC글로벌카드’는 출시 2년 여 만에 350만 계좌가 발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카드는 카드사와 고객 모두 카드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고객이 외국에서 1000달러를 결제할 경우 다른 국제브랜드 카드보다 1만1000원 이상 아낄 수 있다. 연회비도 비자·마스터(5000~1만원) 보다 저렴한 2000원이다. 단 해외ATM 이용시 수수료가 부과된다.

신한카드도 일본 JCB와 제휴를 맺고 2010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독자적 글로벌 브랜드 카드인 유어스(URS)도 815만명이 발급 받았다.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도 중국 은련과 손잡고 1%의 브랜드 사용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를 출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한카드는 지난 2010년 해외겸용카드 발급 비중은 74%에 달했지만 2011년 67%, 2012년 62%, 금년 6월말 기준 59%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도 해외겸용카드 비중이 55%에서 45%로 크게 떨어졌다. 삼성·현대·롯데·BC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해외겸용카드 비중이 모두 하락했다.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 감소는 해외에 나갈 일이 없는 고객이나 이미 국내외 겸용 카드를 갖고 있는 고객들이 불필요하게 국내외 겸용 카드를 추가 발급받는 경우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6월말 현재 국제 브랜드카드(비자, 마스터 등) 발급매수는 7350만매로 총 신용카드 발급매수(1억1637만매)의 63.2% 수준이다.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2009년 74.3%에서 2010년 69.5%, 2011년 65.7%로 매년 발급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표 참조>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사용에 따른 로열티 유출 논란을 계기로 무의식적으로 해외겸용을 발급받던 습관이 사라지고 있다”며 “국내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토종 글로벌카드가 해외 브랜드 카드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국내 전용카드 사용 활성화 유도

금감원이 불필요한 국제브랜드 카드 남발을 방지하고 소비자 신용카드 선택권 보장 강화를 위해 카드 상품별로 해외겸용카드 외에 국내전용카드도 발급 운용하도록 지도하면서 국제브랜드카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하지만 이로 인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목적 등으로 국제브랜드카드 발급을 선호하고 있고 국제브랜드 수수료 또한 카드 브랜드사가 국내 카드사와 당사자 간 계약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카드 발급 자제를 지도할 경우 국제브랜드사에 대한 불공정 경쟁 환경 조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금감원은 국제브랜드카드 발급 관련 특성을 감안해 카드사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국제브랜드 수수료 지급 기준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전용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한 고객 안내강화 등 소비자 비용부담 축소를 유도하는 한편 신상품 출시땐 국내전용카드에도 국제브랜드카드와 동일한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개발·제공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VISA, MASTER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들은 이 같은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비자코리아 한 관계자는 “수십년간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데 대한 정당한 수수료를 ‘애국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카드사로부터 마케팅 비용으로 연간 200억~300억원을 지급받는 점은 앞세우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이들의 기싸움에는 향후 ‘수수료율’ 조정에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 국내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국가 대 국가 시스템으로 연결할 경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독과점인 비자는 높은 수수료율을 고집하고 있다”며 “최근 움직임으로 국내 카드사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브랜드 카드 발급 현황 〉
                                                          (단위 : 만매, %)
(자료 : 금융감독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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