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또한 예대율이 치솟으며 수신을 추가 확보하거나 여신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같은 동향을 놓고 금융계 일각에서는 예금이 줄고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 규모도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여신 규모는 되레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이 대두했다.
중소기업 여신은 정부 정책 때문에 늘려야 하고 여신을 계속 늘리면 예대율이 100%를 넘을 수 있는데 감독당국이 그냥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신을 하반기에 다시 늘리는 이슈와 관련 현재 시중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글로벌 불안요인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고 이에 연동된 수출경기와 국내 경기 저성장 등 불안요인 때문에 낙관론으로 일관하기 어렵다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물론 주요 은행들 모두 현재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최근 수신감소 규모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며 예대율 또한 예대율 규제인 100%를 하회하고 있어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낙관론을 거듭 펴고 있다. 하지만 양적 완화를 연내에 축소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버냉키 발언에 주식시장은 춤추고 있고 채권투자 매력이 떨여져 있는 상태여서 파장은 자칫 커질 수 있다.
더불어 최근 중국 시장이 위기 조김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자민당 승리에 따른 아베노믹스 지속 기대감에 따라 국내 기업 채산성 악화와 국내 경기 부진 우려 때문에 실물 경기 악화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은행들이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하나·국민 수신 줄고 여신 증가 예대율 100% 육박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 중 하나은행의 예대율에 빨간불이 커졌다. 지난해 3월 말 97.4%였던 하나은행의 예대율은 지난해 12월 말 99.5%로 늘어나더니 6월 말 현재도 99.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69조 5025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68조 5290억원으로 내려앉았고, 은행채권 잔액 역시 10조 5261억원에서 10조 636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총여신은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독려에 힘입어 지난해 6월 말 106조 9155억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110조 7844억원으로 껑충 올랐다.
◇ “예금유치에 적극 나서 예대율 감축” 다짐
하나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정기예금은 줄고 있는 반면 정책금융공사와 한국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을 해준 사례가 늘어나면서 예대율이 상승했다”며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 예금유치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이 113조 7021억원에서 108조 4936억원으로 줄었고, 은행채 잔액 또한 3357억원 감소했다. 반면에 총여신은 184조 2045억원에서 현재 185조 151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예대율이 97%에 육박했던 국민은행은 최근 예대율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길 꺼려했다. 이를 두고 금융계 일각에서는 최근 예대율이 100%에 육박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길 거부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한국금융신문이 국민은행에 최근 예대율 자료를 요청했으나 자료공개를 거부해 의구심이 싹트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지속적인 예대율 관리로 예대율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 신한·우리·농협 예대율 견조함 유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대율이 98%였던 신한은행은 3월 말 현재 96%로 끌어내렸고, 농협은행 역시 98%에서 95% 수준까지 낮췄다. 우리은행은 95%에서 96%로 늘었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A증권 B애널리스트는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의 예금수신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또한 “시장성 수신감소 규모 역시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박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등으로 대출에 소극적”이라며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현재 수신 감소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