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중단선언 같은 반전은 없었다. 다만 경기회복속도에 따라 유보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놔 시장의 투심을 진정시키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시장의 관심이 쏠린 쪽은 미국 연준위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출구전략시행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이 급등락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않았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연준의장은 지난 17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사전 연설문 및 질의응답을 통해 지난 10일 언급된 출구전략시행가능성과 관련 “당분간은 상당한 수준의 부양책과 저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양적완화조기 축소우려를 완화하는데 주력했다. 즉 연준이 통화정책수정의 기준으로 제시한 실업률 6.5%와 물가상승률 2% 등 경제지표가 기준치 이하로 하락해도 자동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며, 단기간 내에 저금리기조가 변경되지 않는다고 시장을 안심시키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는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양적완화정책유지에 따른 달러화의 약세전환가능성으로 외국인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경우 외인의 순매수 쪽으로 추세전환도 기대된다. 또 이 같은 미국달러의 추가약세는 일본엔화약세 가속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확대되면 한국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감도 일정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미연준의 메시지는 이머징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행태를 출구전략조기시행의 우려를 낳았던 지난 6월 19일 이전으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며 “최소한 6월 미연준위회의 이후 불거진 이머징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투자자 엑소더스 물결은 진정 또는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동석 책임연구원은 “경제상황에 따라 속도조절은 있겠지만, 적어도 현상태로 경제지표가 개선된다면 시장예상대로 9월에 축소가 시작되고 내년에는 자산 매입이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연준의 양적완화축소계확은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