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의 그림자금융과 핫머니 규제로 중국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발생한 상황. 최근 중국 중앙(인민)은행이 단기금융대책을 밝히며 단기유동성향의 금리인 SHIBOR금리가 하락하는 등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이 같은 신용경색이 중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성장 약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 가능성이 높아 한국증시에서 중국계 자금 유출 또는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는 중국 정부의 대출규제를 피해 급증한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 발단이다. 중국정부의 대출 규제를 피한 그림자금융의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자산관리상품인 WMP(Wealth Management Products)이 SHIBOR금리급등으로 롤오버에 어려움을 겪으며 중국금융기관들이 유동성위기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인플레이션 때문에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 이미 이머징국가 가운데 브라질의 경우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또 미국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 이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유동성 확대정책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중국의 자금경색 상황이 우리증시에 투자한 중국계 자금이 본국으로 회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현재 해외증시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는 제한돼 있고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투자승인을 받은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만 그 한도 내에서 해외투자를 할 수 있다. 중국 QDII의 전체 투자규모에서 홍콩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미국에 이어 한국이 3번째로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자되고 있다. 실제 차이나머니로 상징되는 중국계자금은 올초 미국계 4.1조원. 영국계 3조원 등 공격적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약 2조원을 매수 우리나라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자금경색으로 한국증시에 투자됐던 중국계 자금의 일부가 청산됐으며 앞으로 자금경색이 재차 발생시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원은 “중국의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한국증시에서 중국계자금의 유출 등 악영향을 미치면서 중단기적으로 한국증시에 부정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중국의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규제로 인한 단기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차이나머니의 경우 중국의 포트폴리오다변화 차원에서 유입된 만큼 추세적으로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영증권 조영준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위안화강세로 과잉유동성발생한데다, 인플레압력으로 들어온 돈만큼 해외로 빼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리적으로 가깝고 산업구조도 비슷한 우리나라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