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논쟁이 무성하던 출구전략의 윤곽이 드러났다.미국 연준위는 19일 기존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즉 현재의 0∼0.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월간 850억 달러(국채 450+MBS 400)의 채권매입을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MBS 등 만기도래 채권자금의 재투자도 지속하기로 했다. 성명서도 지난 5월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을 모은 건 최근 유동성논쟁으로 확대된 출구전략시행에 대한 미연준위의 입장이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연준위 회의 이후 가진 기지회견에서 경제가 전망한 대로 회복된다면 올해 말에 자산매입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혀 출구전략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 출구전략시행의 단서도 달았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인상은 실업률이 6.5% 혹은 그 이하로 떨어질 때 시행되며 금리 인상 시기는 대략 2015년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보유한 모기지담보증권 및 국채 매각은 대략 2016년 이후 수년 간에 걸쳐 진행된다고도 덧붙였다. 출구전략에 대한 로드맵을 밝힌 그 자체로도 글로벌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유럽 주식, 채권, 원자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국내시장은 주식, 채권, 원화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약세현상이 뚜렷하다. 지난 21일 코스피는 1822.83p로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7544억원을 내다팔며 11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국채선물시장도 외국인은 장초반부터 3년 선물 매도에 나서면서 장중 1만4000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며 채권 약세 흐름을 주도했다. 원달러환율은 이틀연속 폭등하며 1년만에 최고치인 1154.7원으로 마감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매크로팀장은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시행의 대략적인 시기를 밝힌 만큼, 최근 정책불확성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던 흐름은 서서히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정도로 펀더멘탈 개선이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조성준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따른 불안감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추가조정은 불가피하다”라며 “하지만 최근 일본의 공적연기금, 한국의 연기금들도 점차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이 진행중이라 보수적대응도 필요하지만 저가매수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