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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제윤 금융위원장 언행이 의심받는 까닭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12 21:48 최종수정 : 2014-07-17 01:30

[기자수첩] 신제윤 금융위원장 언행이 의심받는 까닭
“금융지주사가 출현한 지 12년이나 되지만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지배구조가 취약하면 경영이 방만해지고 건전성이 훼손돼 위기 대응력이 약화된다.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바꾸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포부를 앞세웠다. 금융지주사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역할 구분이 모호해 지주 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가 하면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대립이 커지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빗나간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찾아내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건전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자리잡게 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신 위원장은 금융계와 학계, 시민단체를 아우르는 TF를 가동했다. 그 결과 오는 17일 은행회관에서 공청회를 열어 대폭 손질된 지배구조 틀과 원리를 제시해 공론화한 다음 7월 이후엔 자발적으로 금융계가 개선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누차에 걸쳐 지배구조에 대해 단호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신 위원장이 건전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샘솟았다.

그런데 얼마지나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 달 24일 신 위원장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모아 향후 금융 산업 발전방향 및 최근 금융부문 주요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 아웃 활성화, 서민·중소기업 금융 지원 방안 등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그동안 소비자 보호 문제가 발생했던 부문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언뜻 보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 금융 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를 이겨내고 선진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자는 좋은 뜻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것도 잠시, 이날 논의됐던 주요내용들을 살펴보면 금융지주 회장이 주도할 일이 아니라 은행들이 다방면에 걸쳐 대책을 세우고 실행해야 되는 것들인데 왜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렀을까?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당일을 전후로 금융지주 회장들을 부를 게 아니라 시중은행장과 국책은행장들을 불러모아 머리를 맞댔더라면 훨씬 효과가 크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이 일기도 했다. 반 쯤은 의구심으로 물든 이같은 반응이 나온 까닭은 굉장히 단순한 데 있다. 주로 은행들이 실행해야 할 과제에 대한 당국의 주문을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전함으로써 지주사의 은행 경영 개입을 금융당국이 앞장서서 권고하는 꼴로 해석할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신 위원장은 KB금융 회장 후보 결정을 앞두고 특정후보에 유리해 보이는 발언을 했고 금융감독원은 BS금융 CEO 용퇴 압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사례를 모아 놓고 보면 내정자 결정 이후 신 위원장이 강조했던 정책방향 및 원칙에 어긋나는 상황이 언뜻언뜻 노출됐던 것으로 볼 만하다. 옛 성현들 말씀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공직자는 그 언행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물며 장관급 인사라면 언행일치 또는 지행합일 하려는 마음가짐에 대해 일말의 의구심조차 싹트지 않도록 독실하게 하고 삼가는 행보가 얼마나 중요할 것인가?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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