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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97년보다 못한 은행국제화(하) 글로벌 핵심인력 아직 걸음마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09 17:52 최종수정 : 2013-06-09 21:21

전문인력 제도화엔 초보, 리서치는 부재
하나·외환·우리 ‘양병노력’ 돋보여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비즈니스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유명 대학과 연계해 MBA과정을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기존 진출지역 및 신규 진출예정 지역에 3~6개월간 파견해 해당지역 문화, 법률, 경제 등 현지지역전문가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참가한 직원들을 해외 영업부문에 실제 투입해 활용하는 은행들은 드물다. 물론 본점 기획부문과 글로벌본부에서는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해외 영업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력 풀을 형성하는 게 1차 목적이고 해외 영업부문에서 티오(T.O. table of organization)가 나면 최대한 이들을 활용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 년 동안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직원들을 해외로 보내는 사례가 은행마다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극히 소수인데다 심지어는 관련 자료를 내놓지 못하는 은행들도 허다하다.

때문에 뜻 있는 전문가들은 글로벌화 구호만 요란할 뿐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글로벌 전략은 물론 현지화 수준 등 글로벌화에 있어 외환위기 수준 그대로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이 다양한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육성된 인재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하나, 국내외 유수 대학 연계 MBA 과정 수학 기회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해외 법인 관리 담당 본사 조직 및 현지 법인 근무인력인 본부인력과 한국 유학의 경험이 있는 진출국 국적자로 양국에 대한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하나인의 기업가치를 체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지 근무를 시키고 있다. 진출국 현지 채용자 중 우수인력은 국내 본부에 순환근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 ·외 유수 대학의 풀타임 MBA 과정을 만들어 특히 자산관리(WM), 기업금융(CB), 투자은행(IB) 등의 핵심직무의 경우 미국과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금융관련 우수 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있다.

연간 40여명 이상에게 세계적 명문대학과 연계해 1~2년간 풀타임으로 MBA과정을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금융에 특화된 MBA과정들을 통해 Dual Degree(이중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0년, 2011년, 2012년 3년 간 총 84명의 직원들이 이 교육과정을 받아 현재 이중 35%에 달하는 직원들이 중국·인도네시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이에 뒤질세라 해외 인재양성을 위해 기존 진출지역 및 신규 진출예정 지역에 6개월간 파견해 현지지역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 3일부터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 진출 인력양성을 위한 Global Frontier School(GFS)를 개설했다.

◇ 외환, 중남미 등 진출 국가 인력양성 위한 GFS 개설

이 프로그램은 1년 과정으로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대거 지원해 여러 단계 선발을 거쳐 30여명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영어 또는 현지어로 진행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연간 10명 내외로 해외 발령을 내고 있다”며 “각국 외교간, 국제변호사, 현지 은행 직원, 해당 지역에서 성공한 사업가 등을 초빙해 해당지역 문화, 법률, 경제 등 지역전문가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우리, 어학연수 통해 13명 중 4명 현지 근무

우리은행 또한 지난 2002년부터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진출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지역 전문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 내 390여명이 활동하는 각 지역 연구회 직원들이나 현지어를 구사하는 직원 또는 국외사업에 관심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총 96명이 파견되어 41명이 해외점포에 근무했으며, 지난해에는 어학연수까지 겸하는 해외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4명의 인재를 해외 발령 냈다. 이런 가운데 타 경쟁은행 관계자들은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인적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인적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은행 R&D 투자 비중 늘려야”

A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받은 직원들이 곧바로 해외로 나가는 케이스보다는 인재 육성 교육을 받은 뒤 국내에서 영업을 한 후에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많다”며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사실 글로벌 인력 풀 형성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B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받은 직원들을 해외 영업점으로 발령을 내면 직원들이 특혜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민간연구기구 전문가는 “국내 은행의 경우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매우 낮다”며 “R&D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활발해지고 다양해지면 그만큼 해당 분야에 맞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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