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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질적 성장에 신경써야 할 때다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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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5-08 22:05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박준범 연금제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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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질적 성장에 신경써야 할 때다
2005년 12월 시작된 퇴직연금제도는 초반 도입기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2015년이면 그 규모가 10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융시장에서 퇴직연금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준범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연금제도센터장은 아직 국내의 퇴직연금제도는 그 중요성만큼 갈 길도 멀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시장은 과다출혈경쟁의 그늘에 허덕이고 있으며 제도개편과 적립금 편중 등 개선해야할 상황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박준범 센터장은 “금융사들은 고금리를 내세워 유치에만 열 올리고 사용자(기업)도 종합적인 관점보다는 오로지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퇴직연금의 중장기 안정적 운영이라는 속성은 실종된 형국”이라며 “이는 퇴직연금을 제도로 보지 않고 투자상품으로만 접근한 단순한 시각 때문”이라고 현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제도도입 2∼3년 후부터 문제 제기된 출혈경쟁으로 이미 역마진이 실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 무리한 고금리 제공에 따라 제도적 서비스가 실종된 퇴직연금은 기업의 보이지 않는 비용을 수반하게 돼 결국 고금리 혜택은 제도운용비용 상승으로 상쇄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따른 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고스란히 근로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

박 센터장은 또 “이미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의 경우,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거의 소진하다보니 정작 노후자금이 없다”며 “그러나 아직도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근로자가 있는데다 대부분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해 생활자금으로 소진하고 있는 모습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취지와 달리 시작한지 8년이 흘렀음에도 근로자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출혈경쟁에 열중해 정작 힘을 쏟아야 할 인식에 대한 계몽·홍보가 소홀하였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긴 것이다.

원리금보장에 너무 과하게 편중된 퇴직연금 적립금현황에 대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은 93.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준범 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적배당에 대한 불안감과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원리금보장상품의 고금리 경쟁이 근본원인이다”며 “특히 DB형에서의 원리금보장 비중은 97.5%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의 기금운영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이뤄지는 재무부서에서 실적배당 투자시 손실이 나면 책임이 실무자에게 전가되는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현황을 살펴보면 1년 이하 상품이 82.7%로 단기운용에 치중돼 있다. 격심한 유치경쟁에서 금융사들이 1년 단위로 고금리를 제시하다보니 퇴직연금의 장기운용이 시장에 정착되는 못한 것이다. 박 센터장은 “저금리시기에 고금리를 계속 제시하면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며 “투자원칙보고서 의무화(중장기 자산운용, 기금운영위원회 설치 등)가 실시돼야 실적배당형 및 중장기 자산운용 비중은 서서히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의 경우 퇴직연금제도 도입 8년 만에 적립금이 67조원이나 된 것은 괄목할 만한 성장이지만 내면을 보면 선진사례나 시행초기 예상과 다른 모습이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영향 및 시장경쟁이 격화되니 적립금 운용은 원리금보장, 단기중심으로 운용됐고 은행의 공세에 생보사와 증권사들이 위축되고 있다.

박준범 센터장은 “이 가운데 퇴직연금시장은 자체동력만으로 올해 8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는 타 업권과 차별화된 역량으로 시장차별화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상품교환 활성화 및 리스크관리 방안, 투자원칙보고서 작성 의무화를 통한 중장기 자산운용, 신탁계약 내 자사상품 편입금지 추진, 불공정 영업행위규제 강화, 중장기적으로 연금수령 의무화 등 연금시장 발전과 보험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함께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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