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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97년보다 못한 은행국제화(중) 눈높이 낮춘 새각오 불구 책략 빈곤 여전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5-06 00:14

‘글로벌 톱00’비전 시한 후퇴 사례 남 일 아냐
“기대수준 낮춰야” 현실진단 좌표설정 큰 진전
리저널플레이어 책략 꽉채울 세부전술 태부족

[진단] 97년보다 못한 은행국제화(중) 눈높이 낮춘 새각오 불구 책략 빈곤 여전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화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관련 지원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지만 획기적 지원책이라고 치켜세울 만한 게 없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할 만한 방안도 딱히 없다는 것을 지난 4월 25일 자에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호에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 전략과 비전 또한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은행 해외 담당 실무진들의 견해를 종합해 국내 은행의 현재 글로벌화 수준을 짚어보고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한 현실적 접근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 확대에 꾸준히 나서고는 있지만 국제화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은행들의 초국적화 지수(TNI)는 산업은행과 외환은행만 10%를 웃돌 뿐 전체적으론 3.8%에 불과하고 고객 비중도 한국계 기업 아니면 현지 교포 등에 편중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이 선진국 대비 뒤처져 있다는 점이 상당부분 작용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갈 채비를 다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2000년 대 중반부터 국내 은행들이 한국을 뛰어넘어 글로벌 톱 몇위에 도약하겠다며 너도나도 ‘글로벌 톱00 도약’이란 비전을 세우고 이를 위한 전략을 세우며 해외 영업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사실 획기적인 전략이라고 자랑할 만한 것도 없다.

◇ 은행 실무진들, 하소연만 되풀이 하는 까닭은?

이에 대해 대다수 은행권 관계자들은 외국자본에 등에 대한 각국의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에서 국내 은행들이 영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A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상품이 좋으면 해외진출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만 금융의 경우 각국의 금융규제 등으로 인해 영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고 성과도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한 관계자 역시 “외국자본 등에 대한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에서 국내 은행들이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며 “해외진출이 블루오션이라고 하는데 사실 레드오션”이라고 터놓았다. 특히 그는 “해외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려면 전문 인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되는데 국내 은행의 경우 그렇지도 않다”며 “해외진출 목표·성과 등에 대한 우리의 기대수준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화 수준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은행들에게는 해외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다만 국내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국내 은행들 간의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그는 “성장단계에 있는 국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시장을 개척해나가면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고 전했다.

◇ 외형만 다각화 초국적화지수·현지영업비중은 낙제점

하지만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진출해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자는 주장마저도 2000년대 중반 줄기차게 나온 점을 고려해봤을 때 글로벌 비전은 물론 전략 또한 7여년 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현재 국내은행들의 해외영업점 현지화지표는 매우 초라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내은행의 진출이 활발한 일부 국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현지화지표 종합등급이 각각 2등 급, 3등급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지예수금비율은 각각 4등급, 5등급으로 나타나는 등 현지화 영업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은행 전체적으로 봤을때도 현지예수금비율이 2등급, 현지자금운용비율 3등급, 현지차입금비율 3등급, 초국적화지수 4등급 등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은 32개국에 139개 해외점포(지점 57개, 현지법인 42개, 사무소 40개)를 운영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은행들이 영업기반 확충 및 신시장 개척 등을 위해 해외 진출을 활발히 추진해 왔으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 및 재외국민 등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 치중해 현지토착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현지 시장 사전분석을 통해 비교우위에 있는 수익유형 모색 등 전략적 접근을 통한 은행의 안정적 수 익 기반을 창출할 계획”이라며 “다만 현지 영업점에 대한 경영 건전성 관리 제고를 위한 선제적 위험 모니터링 및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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