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체크카드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5-05 23:43 최종수정 : 2013-05-06 21:06

NH농협(22.5%), 선두 KB국민(21.2%) 제쳐
금융당국의 활성화 정책 호응해 역량 집중
현대 등 기업계 카드사도 활성화에 안간힘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장려 정책과 각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경쟁이 맞물려 올해 체크카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실적 기준으로 2위를 차지했던 NH농협카드가 양적 성장을 거듭한 끝에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KB국민카드를 제치면서 두 카드사간의 실적 경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던 신한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1분기 시장점유율이 간신히 20%대에 턱걸이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폭발적 성장

국내 체크카드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 신용카드 이용실적 규모가 517조4000억원(2010년)에서 577조7000억원(2012년)으로 3년간 12% 성장하며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는 동안 체크카드 규모는 51조5000억원(2010년)에서 81조8000억원(2012년)으로 59%나 성장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NH농협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외환카드, 씨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지난 1분기 체크카드 이용액은 20조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 9673억원)에 비해 10.9%가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은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하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조치가 배경이 됐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축소를 근거로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강화하고 직불형카드 사용을 본격적으로 유도하고 나섰다. 또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로 낮추고 직불 및 체크카드는 현행 30%로 유지시켰다. 앞으로 신용등급 평가시 체크카드 사용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체크카드 사용의 유인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에서도 체크카드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전과 달라졌다. 주유, 교통, 쇼핑, 의료, 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 전보다 강화된 부가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 소득공제율 확대 등 체크카드에 대한 정부의 대책으로 체크카드를 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알뜰한 소비를 하려는 움직임도 체크카드 이용을 늘리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 NH농협, 체크카드시장 선두자리 재탈환

사실 체크카드는 발급이 손쉬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과 제휴를 맺고 체크카드 계좌이용을 확대했지만 아직까지 발급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NH농협카드와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를 앞세워 신용카드사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롯데카드를,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를 각각 제쳤다. 예컨대 NH농협카드는 올해 정부 정책에 호응해 체크카드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이용실적이 전년 동기(3조7474억원)에 비해 7676억원이 늘어난 4조5150억원으로 22.5%를 점유율하면서 KB국민카드를 끌어내렸다.

또한 이 회사는 체크카드의 실적을 앞세워 경쟁사인 롯데카드를 전체 MS부문에서 따돌렸다. 만약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의 시장점유율만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NH농협카드는 지난 1분기 신용카드(신용판매+현금서비스) 실적이 8조8548억원으로 6.9%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롯데카드는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11조388억원으로 8.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에 밀려 6위에 그쳤던 NH농협이 체크카드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KB국민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 카드사는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이용액은 16조2707억원으로 삼성카드(19조8882억원)와 현대카드(17조1255억원)보다 낮았다. 점유율로 보면 KB국민카드는 12.7%로 2위와 3위인 삼성(15.6%)과 현대(13.4%)에 밀려 4위에 그친 것이다. 이처럼 체크카드가 카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카드사들은 앞 다퉈 체크카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이번 기회에 기업계 카드사들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기업계 카드사는 잔액이 없어도 30만원까지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체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이나 신용카드, 통신판매 등 연계 영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먼저 삼성카드는 최근 이용금액의 8%까지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캐시백체크카드’를 내놨다. 이와 함께 이 카드사는 KB국민은행과 포괄적 제휴를 맺고 조만간 하이브리드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도 하이브리드카드를 준비하면서 제휴 은행 수를 늘리고 있다. 현재까지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5곳이다. 롯데카드 역시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총 16개 은행과 체크카드 제휴를 맺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로서는 결제계좌 연동 은행이 가장 많다. 롯데카드는 2분기 중으로 기업은행, 씨티은행과도 계좌제휴를 맺을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와의 경쟁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결제계좌가 필요한 체크카드의 특성상 대부분 체크카드가 은행창구에서 발급되고 있어서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고객들은 기업계 상품이 은행창구에서도 발급되는 지 모르고 있다”며 “은행창구를 통해서 대부분 계열카드사의 상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발급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해당 은행계좌와 연결돼있기 때문에 은행계 카드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지난달 1일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가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 앞으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장려 정책으로 최근 체크카드 이용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업체 간 신경전과 순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마켓리더 신한카드 전체 시장점유율 고전

국내 체크카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하면서 카드시장을 주도하자, 카드업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체크카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 하락이다. 이 카드사는 지난해 이어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1분기 신용카드(신용판매+체크카드+현금서비스) 시장점유율은 20.3%로 간신히 20%대에 턱걸이했다.

현재 22.6%를 점유하고 있는 카드론 실적을 포함하면 20.5%로 다소 늘어나지만 그래도 전년 동기에 비하면 0.2%p 빠진 것이다.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신용판매+현금서비스) 실적만 보면 26조4067억원으로 전년 동기(26조4786억원)보다 722억원이 빠졌다. 현금서비스 감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카드사는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지속하면서 지난 2010년 2분기 시장점유율이 24.9%의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한카드의 점유율 하락은 KB국민·삼성·현대 등 2위권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는 분사 2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2%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특히 체크카드 부문에선 취급액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신한카드를 제치고 지난해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카드는 ‘숫자카드’, 현대카드는 ‘제로카드’, 하나SK카드는 ‘클럽SK’, 외환은행은 ‘2X카드’ 등 대표 상품을 내세워 고객 몰이를 하는 동안 신한카드는 이렇다 할 대표상품조차 내놓지 못하다가 지난 3월에 ‘큐브카드’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개편과신용카드 발급 규제 등으로 입은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부문에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타격이 컸다”면서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1분기 순이익이 1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1866억원 대비 13.9% 감소했다. 그나마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지난해 4분기 1567억원 대비로는 2.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18%포인트 급증한 2.53%를 기록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후폭풍에 시달렸던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금리하락에 따른 책임준비금 전입액 증가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전분기 대비로는 판관비 절감과 조달비용 감축 등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카드사는 작년 말 구조조정을 심각하게 고민하다 결국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13년 1분기 주요 카드사별 이용액 및 점유비 현황 〉
                                                                                              (단위 : 억원, %)
* 금감원 업무보고서 기준   * 기업 일시불에서 구매전용카드 이용실적 제외   * 카드론에서 대환대출 제외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