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분석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여신 쪽에서 역성장을 하는 바람에 경영실적이 대거 악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 감소분을 올해 완전 복구하고도 6100억원 가량 더 늘렸지만 이 부문 대출 증가만으로는 은행 대출성장을 장밋빛 전망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대기업대출이 경기 불확실성 지속, 직접 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으로 부진하고 대기업대출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어려운 처지에 몰린 중견 또는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섣불리 내줄 순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3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 기업 뭉칫돈 이탈에 3월 수신 증가폭 3조원 감소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중 은행 수신은 1조 4000억원 늘어나 전월 증가폭(4조 4000억원)에 비해 3조원 가량 줄었다. 이는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법인세 납부자금 등이 유입되었지만 최근 은행들이 법인예금(MMDA 등)에 대한 금리를 낮게 제시하면서 거액의 법인예금이 빠진 탓이 크다.
정기예금은 수신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2조 5000억원 감소했으며 은행채는 은행의 여유 자금사정 등으로 순상환을 지속해 1조 3000억원 줄었다. 3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3조원 늘어난 599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들의 완화된 대출태도가 지속되면서 2조 9000억원 늘어난 455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지난해 12월 7조 7140억원 감소분을 올해 완전 복구하는 데 성공하고도 6079억원이나 더 늘렸다.
◇ 대출 성장 장밋빛 전망? 고개 갸웃
이와 달리 대기업 대출은 경기 불확실성 지속, 직접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의 영향으로 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기업 대출수요 둔화가 길어지는 만큼 중소기업대출이 늘어나지 않는데다, 금리인하가 덮친다면 은행실적 전망을 하향조정 하는 것이 적절할지 모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월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은 2개월 연속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주택거래 증가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잔액은 461조 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 5000억원 늘었고, 주택담보대출은 314조 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 2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반면에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소비 회복 지연, 계절요인 등으로 전월보다 7000억원 감소한 145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