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내용을 보면 현재 증권업계의 위기는 과거 일본증권업계가 거쳤던 문제다. 1990년부터 본격화된 장기 복합불황으로 일본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성장·저금리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96년 이후 10년동안 85개 증권사가 퇴출됐다. 이후 일본판 금융빅뱅을 거치면서 일본 증권업계는 위탁매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적극 확대했다. 또 중소형사의 경우 경쟁력있는 사업별 특화전략으로 입지를 다졌다. 특정 세그먼트에 강점일 가진 증권사, 특히 외자계 및 온라인 증권사들은 새로운 환경에 약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교훈으로 삼아 국내 증권사들도 새로운 수요 흐름에 맞추어 특화·전문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산운용업도 비슷한 패턴을 밟았다. 일본 자산운용업은 지난 2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자금 유입 둔화로 성장세가 정체됐다.
하지만 자금이탈이 계속되는 주식형펀드에 계속 매달리기 보다는 해외채권 및 통화 등 상품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등 시장수요를 충족시켰다. 시장의 니즈를 알고 충족시키는 맞춤형 운용을 통해 외자계 및 대체투자 등 고수익 부분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증권사들은 새로운 성장 활로를 위해 해외진출, WM 사업강화 등 성장을 위한 다양한 성장시도를 지속하여 왔으나 아직까지 시장을 선도할 만한 성과를 낸 증권사가 부재하다”며 “일본 증권사들은 경기 불황 후 지속된 업계 재편 과정에서 시장환경 변화 대응에 대한 다양한 성공 및 실패사례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벤치마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