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그래도 문 젖히고 길을 나서자](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0220221809122871fnimage_01.jpg&nmt=18)
스포츠 선수, 서양화가, 목공 장인, 심지어 대기업 간부로 성공 하겠노라는 포부까지 나왔지만 ‘금융’쪽은 비슷해 보이는 장래희망조차 없었다더군요. 서울 초등학교 치고 매우 아담한 한 학교 졸업생들이 선생님과 후배들, 축하해주러 온 가족들 앞에서 당당히 밝히던 자리에서 발견한 사실이랍니다.
‘어린이들인데 뭘~’하고 넘길 수 있지가 않아서 마음이 무거워 옵니다. 중고교 학생들에게 금융·경제교육을 본격화한 지 꽤 지났고 대학 중엔 이미 금융을 특화한 학부까지 있는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금융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젠 고졸 채용이 부활했으니 보수 수준 괜찮은 매력적 일자리이긴 할 겁니다만, 존경 받거나 선망하는 직종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경험은 많지 않습니다.
◇ 인기 없는데다 존경받는 스타 또한 없는
일단 내려 훑어보기(톱-다운) 먼저 해 보면 대한민국 금융 사상 존경받는 금융인 또한 잘 떠오르지 않는 현실과 직결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온 사회가 존경하는 그런 정도는 언감생심이고, 금융인 사이에서 존경하는 항상 올 곧았고 지금이라도 다시 모시고 싶으며 금융산업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는 그런 분, ‘경쟁 회사 CEO였지만 그 분이라면 흔쾌히 모시고 싶다’ 그런 분이 잘 안 꼽힌다는 현실 말입니다.
고성장 과정에서 산업자본 축적을 선도했던 기업인들이 자의반 타의반 불투명한 경영, 탈법과 편법 등의 부정적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존경을 받는 인물이 여럿 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완전히 대조적인 셈이죠. 속단하기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박근혜 정부 5년 동안에도 ‘금융’이 설자리는 그다지 확고해 보이지 않아서 안타까운 느낌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역사적 소임을 사실상 끝낸 이명박 정부는 어떠했던가요. 대권 탈환에 성공한 새 집권여당이면서 전직 대통령이 임명한 금감위원장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금융위원장으로 역할이 확대된 자리에 대신 맡긴 채 적지 않은 기간 방치했던 일이 있었죠. 당면 현안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도 아니었고 적임자가 적은 분야인 것도 아니었는데, 이 대통령에게 금융부문은 임기 초는 물론 재임 기간 내내 그다지 우선 순위에 꼽을 만한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아니었을까요.
◇ “이번에도 금융은 지원이나 잘 하면 되는 후방 조직인가요?”
이 대통령이 금융부문에서 제시한 새롭고 중대한 포부가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산업은행을 민영화 해서 그 재원으로 대규모 중소기업 지원에 나설 펀드(가칭 KDF)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제시해 놓았던 터였으니까요. 정말 능력있는 사람을 중용하느라 심사숙고를 거듭했다고 치기에 초대 금융위원장의 업적과 자취가 선명했다고 평가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출범을 앞둔 새 정부가 후임 금융위원장 인선을 기약없이 미루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지난 정부 사례를 되 짚는 이유는 금융부문에 대한 위상과 역할을 그리 확고하게 잡고 나아가려는 의지가 충분할까 물어보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들기 때문이죠.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중대한 과제로 설정한 박 대통령이지만 과학기술 개발이나 산업(정확하게는 제조업 위주)정책 중심의 담론이 오고 갔을 뿐입니다.
미래 대한민국의 주력 엔진으로 삼을 만한 새로운 기술이나 업종 육성에는 금융시장의 뒷받침과 이를 중개할 금융산업의 역량 또한 중요합니다. 특히 금융부문 자체적으로 크나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겠는가, 지금까지 청와대 보좌진 및 내각 수장 인선 결과만으로 볼때는 믿음직스럽지가 않습니다 .
최근 금융공기업 한 고위관계자가 던진 질문이 필자에게 묵직하게 다가왔던 이유 또한 그렇습니다. 그는 “중소기업 지원이니 중견기업 격상을 꺼리는 기업이 많으니 뒷받침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요란한데 설마하니 은행이나 공기업이 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이 설마 손실을 보더라도 나라 경제를 살리려면 돈을 퍼 주자는 것은 아닌 거 맞죠?”
◇ 핵심 과제 수행 들러리나 세울까 우려하는 까닭
금융 공기업부터 민간 금융회사까지 국정 핵심과제 수행을 손해를 볼지언정 곁에서 돕는 보조자 역할만, 맡기려 한다면 실물경제 회복이나 금융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안될 일입니다. 하지만 금융부문이 실물부문을 뒤에서 지원이나 하는 단계는 지났다는 사실, 독자적으로 막대한 국부를 창출할 수준에 이르러 있다는 진실은 금융을 전담하는 행정가, 아니면 시시각각 진화하는 금융시장 실상을 깨달은 일부 정치인들, 그리고 금융인들끼리나 주고받는 이야기인 실정입니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에 왜 삼성이나 LG, 현대차 등이 없냐는 문제의식에 동조하다가도 금방 돌아서서 금융부문이 중소기업과 저신용층을 적극 지원해야지 뭣들 하고 있느냐고 꾸짖기 일쑤인 그렇고 그런 오피니언 리더가 많은 나라이니 오죽할까요.
◇ 금융의 무한한 가능성 힘써 실천하는 일이 먼저
그러니까, 그래도, 그래서 금융인부터 문로(門路)를 바르게 해서 주력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뜻을 굳건히 하고 가는 발걸음 흐트러짐 없이 정진해야 할 때임을 직시해야지 않을까요. 율곡 선생은 ‘사무사 무불경’(思無邪 毋不敬) 이 두 글귀를 일생토록 따라도 다하지 않을 일이며 벽에 써 붙여 두고 잠시 동안이라도 잊지 말라고 했답니다.
우선은 삿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살피고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경(敬)에 거하여 근본을 세우고 이치를 연구하여 선을 밝히고 힘써 행하며 그 진실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게 율곡 선생의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유교가 지향하는 진리와 ‘도’의 계통을 집약하는 ‘경’의 개념을 따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 탓 말고 금융의 적극성과 가능성을 힘써 실천하면서 본 모습을 알리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 함을 강조하는데도 빌어 쓰기 훌륭한 글귀라서 소개해 드린 겁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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