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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불황 그늘에 외형 경쟁 ‘경고’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1-27 21:50 최종수정 : 2013-01-28 16:47

금융당국, 자산 성장 보단 리스크 관리가 우선
22개사 작년 9개월 새 대출자산 3조 늘어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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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社, 불황 그늘에 외형 경쟁 ‘경고’
“일부 캐피탈사가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drive)를 걸고 있다. 영업을 받쳐줄 수 있을 만한 재무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무리한 외형 경영을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장

금융당국이 캐피탈업계에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소비자보호 강화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2분기 이후 실물경기 및 내수 위축 지속 등으로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특히 올해도 경기둔화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인하와 경쟁 심황에 따른 이자마진율 하락 등으로 올해 역시 수익기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외형 경쟁을 지속할 경우 대규모 부실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외형 급증했으나 건전성 지표는 악화

국내 캐피탈업계가 2012년에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를 바탕으로 외형을 급격히 늘렸으나, 자산건전성은 되레 나빠졌다.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캐피탈, 신한캐피탈, 롯데캐피탈, KT캐피탈, 산은캐피탈,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NH농협캐피탈, 우리파이낸셜, IBK캐피탈, 하나캐피탈, 오릭스캐피탈코리아, BS캐피탈, 외환캐피탈, JB우리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씨티그룹캐피탈, RCI파이낸스코리아, 한국개발금융, 한국캐피탈, CNH리스, 현대커머셜 등 22개 캐피탈사의 2012년 9월말 기준 관리금융자산은 전년도에 비해 4.98% 증가한 63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그래프 참조>

사실 지난해 캐피탈업계의 외형 성장은 BS캐피탈 등 일부 금융지주계열사들이 주도했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본격적 영업에 나선 BS캐피탈은 지난해 비약적인 외형성장을 거듭한 끝에 관리금융자산 1조 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캐피탈 역시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관리금융자산이 늘었으며, 전북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과 IBK금융지주 계열사인 IBK캐피탈도 지난해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이 처럼 주요 캐피탈사들의 관리금융자산은 증가했지만 금리 인하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이자마진율 하락, 기타수지 감소 등으로 순이익과 자산건전성은 악화됐다.

실제 국내 주요 캐피탈사 22곳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누적 순이익과 대손충당금 반영후 조정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7.1%, 8.3% 감소한 7883억원, 7377억원을 기록했다. <표 참조>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과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각각 3.3%와 3.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서도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금융상품의 경우엔 더욱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과 개인 신용대출의 경우 1개월 이상 연체율이 6.3%와 9.3%로 크게 나빠졌다.<그래프 참조> 문제는 이 같은 영업환경 기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캐피탈사들의 수익성 확보에 비상등이 커졌다. 국내외 경기둔화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구매력 감소 그리고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설비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실적은 정체 또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신금융협회 한백현 상무이사는 “올해는 영업확대보다는 건전성 유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내수경기 부진 지속 등으로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캐피탈업계의 자산건전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외형보다는 리스크 관리 주문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 캐피탈사 10곳 임원들을 불러 올해는 사업 확장을 자제하는 대신 리스크관리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 여전법에 따른 규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개정 여전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따르면 할부금융사는 레버리지 상한이 자기자본의 10배로 제한된다. 자기자본의 10배를 초과해 차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레버리지 상한을 제한한 것은 과도한 외부 차입을 통해 무리하게 외형확대 경쟁을 벌일 경우 금융시장 충격에 취약해지는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은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최고한도가 10배임을 고려해 8배 내외 수준으로 레버리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도초과 할부금융사에겐 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3년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일부 캐피탈사들은 레버리지 규제 방침에 적지 않은 반감을 표출해왔다. 회사별 특성이나 리스크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레버리지를 규제하는 것은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자본력이 약한 중소 캐피탈사를 도태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카드사의 지나친 외형경쟁을 규제하려다 엉뚱하게 캐피탈사로 ‘불똥’이 튀었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레버리지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과도한 외형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특히 경기침체와 저금리 추세 등으로 부실이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캐피탈사의 경우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부실이 커지면 자금조달이 힘들어져 무리하게 채권 발행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회사채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우려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캐피탈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 경쟁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가계부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 제한 등과 같은 레버리지 규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캐피탈사도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서야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이와 관련 개정 여전법에 도입된 광고규제방안에 따르면 여전사들은 이자율, 수수료, 부수혜택 등 중요 거래조건을 광고에 필수적으로 반영해야하고 허위과장광고는 금지된다. 또 광고에 대한 내부통제도 강화됐다.

금감원은 새로 시행된 광고규제를 준수하는 한편 상품판매시 거래조건을 자세히 설명하고, 금리를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등 관련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권고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자동차 할부금융 관련 소비자 리포트에서 제기될 문제점들에 대해 캐피탈사들도 대응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에 뛰어드는 캐피탈사가 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보호 수준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관련 대출을 취급할 때 금융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는 조만간 발표되는 자동차 할부금리, 취급수수료 등을 비교 공시하는 컨슈머리포트 2호와 연관이 깊다. 금감원은 컨슈머리포트 2호 발간을 계기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제도 개선 방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 22개 캐피탈社 수지구조 추이 〉
                                                                        (단위 : 억원)
주1) 22개 캐피탈회사는 현대캐피탈, 신한캐피탈, 롯데캐피탈, KT캐피탈, 산은캐피탈,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NH농협캐피탈, 우리파이낸셜, IBK캐피탈, 하나캐피탈,
    오릭스캐피탈코리아, BS캐피탈, 외환캐피탈, JB우리캐피탈, 두산캐피탈,
    한국씨티그룹캐피탈, RCI파이낸스코리아, 한국개발금융, 한국캐피탈, CNH리스,
    현대커머셜 등이다.
(자료 : 한국기업평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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