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도 무이자할부 중단 2월로 연기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 발효에 따라 연중행사처럼 진행되던 무이자 할부 이벤트가 중단됐지만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연착륙 방안을 내놓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카드 이용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보완책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 적이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한 고객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무이자 할부 중단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내놓은 조치다. 카드사가 대형 가맹점과 제휴계약을 통해 무이자 할부에 따른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무이자 할부를 하는 것은 문제지만 자사 회원들에게 전 가맹점에서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대형 가맹점에 대한 특혜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한카드는 갑작스런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중단으로 대형할인점 등을 이용하는 고객의 불만이 커짐에 따라 10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전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2~3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하기로 했다. 특별 무이자 할부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사실상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 중단을 내달 17일까지 미룬 셈이다.
대상 업종은 백화점, 대형할인점, 온라인 쇼핑몰, 가전, 자동차, 보험, 패션, 양품점, 병원, 방문판매 등 11개 업종으로 대형가맹점뿐만 아니라 중소형 가맹점까지 모두 해당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계 수위인 신한카드가 무이자 할부 서비스 축소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신한카드 자체 비용으로 회원 서비스 차원에서 한 달간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해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카드도 내달 17일까지 전 고객에게 모든 업종과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에 돌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 행사를 위한 전산 작업에 시간이 걸려 무이자 할부 재개에는 1~2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 배려 차원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내달 17일까지 중소형과 대형가맹점 모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도 생활편의업종을 중심으로 오는 2월17일까지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생활편의업종에는 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할인점, 가전매장, 온라인쇼핑몰 등이 포함된다. 이들 업종에서는 카드종류에 상관없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삼성카드는 고객에 충분한 공지를 위해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를 2월 1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 일부 카드사, 할부금리 인하 검토 착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위원회는 카드사들의 할부금리 운용 수준에 대한 내부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여신금융협회 등에 할부금리 비교공시에 대한 제도보완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시장 스스로 적정 수준의 금리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고객들이 투명하게 공개된 금리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신용카드 할부 금리는 고객의 신용등급과 할부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여신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비교공시 시스템은 이에 따른 구분 없이 뭉뚱그려져 있어 사실상 비교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비교공시처럼 할부금리도 체계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카드사들의 금리경쟁을 유도해 전반적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카드사의 할부 서비스 평균 금리는 약 16% 안팎으로 카드론(연 15∼17%)과 리볼빙 서비스(연 20%) 평균 금리에 맞먹는다. 작년 말 기준으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전체 할부 서비스 이용 고객 중 16~20%대 금리 적용 고객은 70%나 된다.
삼성, 롯데, 하나SK카드는 18%~24%대 최고금리로 할부를 이용하는 고객이 60~70%에 달했다. 현대카드는 10명 중 9명이 18~24%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무분별하게 진행되던 행사용 무이자 할부가 줄어 이자를 내는 할부 시장이 커지면 전체적인 금리 수준도 자연스레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