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상품 서비스 혜택 축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쟁 등에서 신용카드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고객이 KB국민카드를 더 많이 신뢰하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의 진정성이 더욱 빛날 것이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을 통한 경영혁신을 화두로 내세웠다. 국내 1·2위 카드사인 신한, KB국민카드 CEO는 2일 2013년 새해 신년사를 통한 메시지는 ‘위기관리’와 ‘신시장 발굴’ 등으로 요약된다. 올해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실제 신용카드가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카드사들은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다. 35년만에 개편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도 카드업계의 수익 감소 원인이다.
예컨대 지난해 12월22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연간 수익은 8700억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두 카드사 CEO는 이 같은 시련에 당당히 맞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 신한카드 “새로운 시장 상황에 적응해야”
업계 1위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응형무궁(應形無窮)’ 정신을 강조했다.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이란 손자병법에 나온 말로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다시 승리하기 어려우며 끝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어야 승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카드업계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끝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누구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고 더 나아가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새로운 환경에 선제적 대응, 견고한 성장기반 재구축’이라는 올해 전략목표도 제시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전략목표는 영업방식의 전방위적 혁신,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금융그룹 시너지 극대화, 따뜻한 금융의 지속적 실천이다. 1위 사업자로서 혁신과 안정을 동시에 도모하고 나아가 스마트 금융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등에도 나서자는 내용이다.
이 사장은 “올 한해는 그 어느 때 보다 힘들고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고되고 있는 등 실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 모두가 진정한 승리자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더 큰 꿈을 위해, 더 큰 세상을 향해 우리 모두 함께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 KB국민카드, “수익성 강화, 위기관리 선제적 대응해야”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도 이날 시무식을 열고 올해 경영전략 방향으로 ‘수익기반 강화를 위한 위기 극복’을 제시했다. 그는 ‘풍소우목(風梳雨沐)’의 자세를 강조하면서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풍소우목이란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을 한다는 뜻으로 장수가 싸움터에 나가 병사들과 고락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기의 사장은 “분사 후 지난 2년간 기틀을 다지고 역량을 축적해 나가는 시기였다면 3년 차인 올해에는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할 시기”라면서 “국민은행에서 신용카드업을 영위해 온 1980년부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최고의 역량을 보여주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체크카드 1위를 달성한 것과 NCSI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것은 큰 성과라고 자평하면서 올해는 보다 디테엘에 강한 업무로 성장 잠재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작으로 추앙받는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서 작은 섬세함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작은 섬세함이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 등에서 작은 디테일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 회사와 우리의 브랜드가 명작 대접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한, 신용카드 규제책 등 카드사가 전반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용카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 사장은 “신뢰는 거래비용을 줄임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경제적 자산”이라면서 “KB국민카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질 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지불하고 그 비용은 가까운 미래에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 이재우 사장 “시장 변화 선제적 대처”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은 2일 서울 충무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누구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고 더 나아가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갖추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집 단계부터 우량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풀(Pull)마케팅의 강화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활성화해 전방위적으로 영업을 혁신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