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은 내년에 부가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전월 실적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을 20~80%가량 줄이기로 했다. 적어도 매월 50만원 정도는 카드로 결제해야 부가 혜택을 볼 수 있는 된 것이다.
우선 KB국민카드는 내년 4월부터 ‘혜담카드’에 전월 실적을 기준으로 통합 할인 한도를 둔다. 전월 실적이 30만~70만원이면 할인 한도가 1만원, 70만~140만원이며 2만원으로 제한된다. 무이자 할부 이용금액은 적립·할인에서 제외된다.
신한카드도 3월부터 홈플러스 훼밀리카드 포인트 기본 적립률을 기존 0.5%에서 0.45%로 줄인다.
현대카드 또한 2월부터 외식·백화점 등에서의 적립률이 기존 0.5~5%에서 절반으로 축소되고, 7월부터는 ‘M포인트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월 실적이 있어야 한다.
롯데카드 역시 1월부터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피자헛과 T.G.I.F 10% 할인을 받기 위한 전월 실적 조건을 기존 월평균 10만원에서 2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VIP카드도 예외는 아니다. 카드사들은 VIP카드 고객의 포인트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호텔 등 각종 시설에 대한 혜택에 제한을 뒀다.
삼성카드는 올해 ‘클래식 플래티늄’, ‘First Club플래티늄’의 서비스 중 서울 신라호텔 내 호텔 부페식사권을 없앴다. 하나SK카드도 ‘하나SK BC카드’의 VIP서비스인 인천공항라운지 무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연회비 100만원 이상의 ‘VVIP카드’의 혜택도 내년에는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VVIP카드에 대한 서비스 축소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감독당국에 서비스 축소 승인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 조만간 승인이 나면 바로 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에 비해 혜택이 적은 체크카드도 그나마 있던 서비스마저 중단될 예정이다. ‘KB국민 포인트리 체크카드’는 내년 6월부터 전월 실적이 2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부가 혜택을 주기로 했고, ‘KB스타체크카드’는 내년 6월부터 온라인쇼핑몰 환급 비율이 기존 5%에서 3%로 낮아진다. 전월 실적에 따른 월간 통합 할인한도도 최대 5만원으로 제한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의 인하로 내년 수익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카드사의 연간 수익이 1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의 주수익원들이 모두 줄어들고 있어, 고객에게 제공되는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카드사의 일방적인 부가혜택 축소가 고객 권리 침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현재도 전월 이용실적은 기준이 높아 혜택 받기가 어려운데 이제는 카드 1장만 열심히 써도 부가혜택을 구경하기 힘들다”며 “경영수지를 이유로 갑자기 고객에게 주던 혜택을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전업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 부가 혜택을 줄이기에 앞서 적어도 3~4개월 전에 고객에게 공지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 “카드사도 불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