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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신탁 거침없는 질주 “언제까지… ”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11-26 06:32 최종수정 : 2012-12-04 15:48

민영화 이후 내실과 외형 모두 알토란 같은 성장세
26일 김규철 체제 출범…부동산신탁업계 마켓 리더로
한토신과 중소형 2곳 경영권 매각 등 시장 양극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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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보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 업체였던 한국자산신탁은 최근 1~2년 사이에 급성장하면서 ‘빅3’로 신규 진입하는 등 시장 점유율 순위가 지각변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자산신탁은 민영화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명박 정부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반면 일부 선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위상이 크게 떨어져 대조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 부동산신탁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거대 금융그룹이 부동산신탁시장에 참여하게 될 경우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여 기존 부동산신탁업계에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 ‘고위험· 고수익’ 토지신탁 영업확대 ‘왜’

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축소와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신규 수주 영업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경우 대형사 대비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신규 사업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의 ‘2012년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 국제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아시아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다올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 국내 11개 부동산신탁회사의 6월말 수탁고는 14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7%(2조6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고위험· 고수익’의 신탁상품인 토지신탁은 소폭 늘었지만 관리·처분·담보신탁이 줄면서 전체 수탁고가 감소했다. 유병순 금감원 자산운용검사실 리스크검사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상반기 중에도 지속되면서 수탁고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별로 살펴보면 작년말 13조 2000억원이었던 코람코자산신탁의 6월말 수탁고는 12조 8000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115억원)을 실현한 KB부동산신탁의 수탁고는 20조 8000억원으로 6개월 새 7조 7000억원이 감소했다. 대한토지신탁(8000억원), 하나다올신탁(2000억원) 등도 수탁액이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탁고는 줄었지만 영업실적은 개선됐다. 다만 이는 리스크부담이 큰 토지신탁 신탁보수 실적향상에 기인한다. 실제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 상품(토지·관리·처분·담보·분양관리신탁) 가운데 토지신탁 보수만 지난해 상반기(381억원) 보다 무려 123억원이 늘었다. <표 참조>

KB부동산신탁 김낙진 업무지원본부장은 “수주를 둘러싼 과잉 경쟁 등으로 신탁보수율이 크게 떨어지자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크지만 고수익이 보장되는 토지신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10년 민영화이후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

이처럼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주 실적 감소가 지속되는 있는 가운데 지난 2010년 민영화에 성공한 한국자산신탁의 높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 211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부동산신탁업계 전체 영업수익(1809억원)의 11.7%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국토지신탁(554억원·30.6%), KB부동산신탁(262억원·14.5%)에 이어 업계 3위다. 2001년 국내 다섯 번째로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은 한국자산신탁은 2009년까지만 해도 6.6%의 점유율로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0년 8.4%로 4위, 지난해 9.6%로 3위로 치고 올라온 데 이어 올해도 ‘빅3’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1997년 국내 세 번째로 부동산신탁 사업을 시작한 대한토지신탁은‘빅3’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2009~2010년 13%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3위권을 고수했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7.0%로 뚝 떨어지며 6위로 추락했다. 올 상반기 181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두면서 두 자릿수(10.0%) 점유율을 회복했지만 한국자산신탁에는 뒤처졌다.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자산신탁은 2010년부터 중소형 건설사나 지방 건설사업장까지 열심히 영업에 나서면서 관리형토지신탁을 꾸준히 수주해 점유율을 높였다”며 “하지만 대한토지신탁은 과거 수주했다가 문제가 됐던 사업을 정리하며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두다보니 위상이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신탁보수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자산신탁이 얼마나 알토란 같은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는지 그대로 나타난다.

민영화 첫해인 2010년 11.5%에서 다음해인 13.7%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16.3%로 크게 성장했다. <표 참조> 이 회사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처럼 좋은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부동산 개발·마케팅·컨설팅을 전문 계열사인 (주)MDM과의 시너지 효과다.

오늘(26일)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김규철 사장은 “부동산금융과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회사인 한국자산신탁과 엠디엠(MDM)이 선진국형 종합부동산그룹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양사의 인적 네트워크가 효율적으로 결합돼 디벨로퍼(developer 개발업자), 건설사, 금융 등 부동산 전 분야로 업무영역이 확대됐다.

반면 신탁보수 기준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토지신탁(21.3%)은 민영화 이후 실적이 빠지면서 대조를 보였다. 한국토지신탁은 2006년까지 점유율이 31%대를 기록했지만 2010년 19.8%, 2011년 18.5%로 20%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올해 토지신탁 보수가 늘어나면서 상반기에 21.3%로 3년 만에 간신히 20%대를 지켰다. 한국토지신탁은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회사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토지신탁 역시 한때 ‘빅3’ 부동산신탁 업체였던 대한부동산신탁 역시 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15.1%의 신탁보수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신탁보수가 줄어들면서 올 상반기에는 10.4%까지 떨어졌다.

업계 중하위권의 점유율도 변화를 겪긴 마찬가지다. 2007년 인가를 받은 아시아신탁과 국제신탁은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는 추세다.

◇ 일부 전업사 경영권 매각과 대형 금융지주 진출설로 출렁

사실 4년 전만 해도 부동산신탁시장은 7개 전업사 끼리 나눠먹던 구조였다. 하지만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매년 납입자본금 만큼 수익을 올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놓이게 됐고 일부 신설사의 경우엔 경영권 매각도 추진 중인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금융그룹 등 일부 금융그룹들의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기존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한데 이어 부동산 개발 및 관련 서비스업 계열사인 미래에셋디앤아이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이 향후 신탁회사를 통해 주거단지 개발 등에 본격 참여할 경우 부동산신탁시장은 치열한 시장 확보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NH농협 역시 부동산신탁 전업사 설립을 통해 부동산 개발금융 취급 확대와 농촌지역 개발에 중점을 두기로 한 것으로 전했다.

NH농협그룹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설립하면 토지신탁, 부동산담보신탁, 관리신탁, 부동산컨설팅 등을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형 금융그룹들의 진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기존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쟁업체만 늘어가는 상황이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기존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금융감독당국에 부동산신탁시장에 진출하는 신규사업자 증가로 인해 업계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영업 허가를 더 이상 내주지 말라는 요청도 한 바 있다.

                           〈 신탁보수 기준 시장점유율 추이 〉
                                    주) 전업 부동산신탁사 신탁보수 합산금액 기준
(자료 : 각사 감사보고서 및 업무(영업)보고서)


                        〈 전업 부동산신탁사 손익 추이 〉
                                                                 (단위 : 억원)
주) 전업 부동산신탁사 신탁보수 합산금액 기준
(자료 : 금융감독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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