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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회사채 올인 부메랑되나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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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11-04 22:52

잇따라 수요예측미달, 총액인수로 부담
매각물량 급증, 부실화·금리인상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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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회사채 올인 부메랑되나
증권사의 채권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거래대금급감에 따른 주식브로커리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채권에 올인하는 상황. 특히 불황에도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회사채주관, 인수(DCM:채권자본시장) 쪽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웅진그룹 법정관리신청 이후 회사채수요가 바짝 마르며 회사채비중 확대가 부메랑이 되는 모습이다.

◇ 회사채흥행 실패, 미매각물량 인수

최근 증권사가 인수를 주선한 회사채의 흥행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현대, 동양, KB투자증권이 회사채발행 주관사로 참여했던 한진의 경우 기관투대상인 수요예측에서 청약경쟁률은 0.1대 1에 불과하다. 발행규모가 1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 소화된 물량은 1/10에 불과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같은 흥행실패의 먹구름은 비교적 펀더멘탈이 우량한 회사채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이지만 스프레드는 약 150bp로, 시장에서는 거의 A등급으로 평가받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회사채발행규모는 1000억원, 5년만기이며 발행금리는 ‘국고채5년물+(120∼130bp)’로 결정됐다. KB투자·IBK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선정됐으며 미래에셋ㆍ한국투자ㆍ키움ㆍHMC투자ㆍ대신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정작 뚜껑을 열자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않다. 지난달 8일 실시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한곳도 없다. 이 경우 사채전액을 인수해야 하는 총액인수방식의 특성상 주관사를 비롯 인수단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 현재 청약미달로 대표주관사인 KB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각각 300억원, 200억원의 물량을 인수했다. 나머지 물량은 인수단에 참여한 미래증권, 한국투자, 키움, HMC투자, 대신증권 등이 각각 100억원씩 가져갔다.

이처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증권사가 떠안은 미매각 회사채물량은 웅진사태 전후로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장에 소화되지 못해 증권사가 대신 보유한 회사채규모를 약 4조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채들이 웅진그룹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부분 A등급 미만으로 건설사부도, 부동산시장침체로 발행기업이 부실화될 경우 그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 물량을 안은 증권사들은 이들 회사채는 채권리테일에서 법인, 개인들을 상대로 팔아야 할 뿐 뾰족한 수가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순탄치않은 상황이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18일부터 개인, 일반법인, 지역금융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국내중견 의류생산전문회사인 ‘신원’과 ‘이랜드월드’ 회사채특판에 나섰다. 신용등급은 BB+. 세전투자수익률도 각각 연 5.08%, 연 4.75%로 은행정기예금보다 약 1.5~2.0% 높다. 하지만 이들 회사채가 경기둔화 리스크에 노출된 조선, 해운, 건설업이 아니라 비교적 불황을 덜타는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절반도 못팔리는 등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우량회사채 수요 ‘꿈틀’ , 국고채확대 쪽으로 사업전략 수정

미매각회사채로 인해 증권사가 동반부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돌발변수가 발생하지않는 한 회사채 발행사의 펀더멘탈이 양호한데다, 저금리환경으로 경기가 꿈틀거려도 고금리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금새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 DCM관계자는 “회사채수요예측제 시행 이후 주요 수요자인 법인들의 투자대상이 A-등급회사채로 상향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금리+알파를 달성해야 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특성상 경기가 조금만 회복세를 보여도 이들 물량이 모두 소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시장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증권사들은 주관·인수대상을 우량채 쪽에 초점을 맞추거나 아예 신용리스크가 없는 국공채인수로 방향을 돌리는 등 리스크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은 신용등급이 ‘AA-’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 22일 수요예측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애초 발행물량은 2000억원이었으나 기관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추가로 1000억원 늘렸다. 추가발행으로 한투, 이트레이드증권은 주관·인수수수료도 약 2억원을 더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회사채에서 국공채로 사업전환을 꾀한 케이스다. 현재 올인하고 있는 쪽은 회사채가 아니라 신용위험이 없는 국공채다. 특히 지난 9월 신규개설된 국고채30년물을 싹쓸이한 삼성증권은 이 물량을 법인, 개인이 주요 고객인 채권리테일에서 전액 모두를 팔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스키한 회사채를 줄이고 안전한 국공채쪽으로 사업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라며 “법인 개인 대상으로 채권리테일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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