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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마다 주요현안 ‘재탕’ 퍼포먼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9-24 07:55

금융그룹마다 주요현안 ‘재탕’ 퍼포먼스
“지금 단계에서 금융회사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다시 한 번 집약해 본 것이라,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러시죠?”

지난 21일 주말을 코 앞에 두고 6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발표한 주요 현안별 실천 방안을 놓고 때 아닌 설전을 폈다. 순간, 기자는 ‘아무래도, 심사 숙고를 거듭했고 정성껏 마련한 방안인데 너무 폄훼당하는 느낌이 들자 욱하고 반감이 치밀어 오른 모양이로군.’이라는 방백을 되뇌었다.

그러는 사이 그 관계자는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하는 계기로 삼아서 실효성을 높여 다각적인 노력의 진정성을 입증하고 싶다는 취지이지 기자님께 항의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표현이 과했음을 미안해했다. 사실, 속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는 출입기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매스 미디어들의 은행 때리기’라고 이름까지 지어가며 언급하는 건 아니지만 외부의 거칠고 메마른 풍압(?)에 오래 노출되다 보니 피로감과 함께 부정적 정서가 앙금으로 남았을 개연성이 짙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주장의 진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총정리해 보는 ‘계기’로야 유효할지언정 새롭고 발전적인 진화를 선보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 그동안 발표·실행했던 것 총정리 그쳐

심기일전 하는 계기로 삼아 더욱 열심히 뛰는 채찍질 효과가 기대된다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효용성이 작동된다면 긍정적인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거꾸로 살피면 좀더 진중한 마음가짐으로 공을 들이는 계기일 뿐, 새로운 실천을 밀고 갈 근본적 추동력 그 자체일 수는 없다는 점이 도드라지게 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 보인다. 당시 기자와 통화한 관계자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말을 지면을 빌어 전하고 싶다. 왜 삐딱하게 풀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인지. 단순화 하자면 애시 당초 은행계 금융그룹들이 벌인 이번 ‘9.21 퍼포먼스’ 자체가 주연 역할로 한정된 채 제작에 들어간 작품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는 이야기 말이다.

감독도 아니고 제작자는 더더욱 아닌 주연 배우였을 뿐이라는 사실.

눈물 나도록 임팩트 강한 연기를 펼칠 능력이 없다고는 감히 평가하지 못하겠다. 혼신의 노력을 사르려 했다는 점은 인정해 주고 싶다. 그 결과 매우 잘 다듬어진 ‘씬’을 목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제작자이자 연출자 의도에 충실했을지언정 대한민국 사회 안에서 끼치는 영향이 크나큰 경제 주체로서, 실체적 영향력을 폭발시키기에 근본적으로 허전한 이유가 있어 뵌다.

첫째는 바로 관이 주문하지 뒤이어 응한 비자발성의 문제요, 둘째는 근본적 성찰에 바탕을 둔 원대한 비전이 부재함에서 오는 괴리감의 농도요, 셋째는 이번 작품의 후속편을 스스로 예고하고 종막을 알리고 끊었다는 비완결성의 결함이 묵직하게 다가 온다.

- 완성도 낮고 새로움도 부족

차라리 “크게 놀라운 변화가 올 거라고 기대하셨단 말이냐?”고 옥외 흡연 공간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반문하던 한 간부의 반응이 기자가 보기엔 대한민국 금융의 대전환을 일궈낼 실마리일 수 있겠다 싶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금융정책과 금융계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9.21 퍼포먼스는 극복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가능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비장한 슬로건을 걸 것도 없이 ‘되니까 해야 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 내놓은 방안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남의 연출에 따를 게 아니라 스스로, 그토록 소중한 고객들의 생활 곳곳에 소리도 없이 스며드는 촉촉함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잘 빚은 금융이란 그렇게 녹아 들어 고객들이 저도 몰래 감동에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신뢰라느니 소통이라느니 따로 논의할 필요 또한 없을 텐데. 발상의 전환, 구체적 노력으로 인식의 추상성을 다른 톤과 형상으로 바꾸기로 각오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

2012년 4분기 코 앞에선 대한민국 금융정책과 금융계의 과제라고 지적해 본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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