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레드오션 체크카드시장 ‘돈 안된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9-24 07:41 최종수정 : 2012-09-24 17:37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사실상 적자구조로 전환
은행계 주도 속에 KB국민카드와 NH농협간 선두 다툼
기업계도 체크카드 공략 나섰지만 아직까지 ‘시큰 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정부가 체크카드에 대한 소득공제 폭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체크카드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그래서인지 체크카드의 발급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전업 및 겸영 카드사들도 새로운 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에 빨간불이 커진 상황에서 현금서비스 등 금융서비스 기능이 없어 이익창출 기여도가 낮은 체크카드의 시장 확대가 반갑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의 경우 이미 체크카드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민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다, 삼성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 역시 이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면서 금융당국과 다른 카드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 정부의 활성화 대책에 맞춰 체크카드시장 급성장

지난달 8일 정부가 발표한 2013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기존 20%에서 15%로 낮아진다. 반면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은 기존 30%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에 비해 2배로 커지게 됐다.

이 처럼 정부가 소득공제에서 신용카드 보다 체크카드가 더 유리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카드사들도 이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앞다퉈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생활비 할인에서부터 국세 지방세 등 할인하는 상품이 있다. 또 신용카드 수준의 부가서비스를 담기도 하고, 현금 입출금 기능도 탑재하기도 하는 등 혜택도 다양하다.

사실 그 동안 체크카드 시장은 KB국민카드, NH농협은행, 신한카드, 하나SK카드, 우리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나 겸영 카드사들이 주도해 왔었다. 일례로 BC통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NH농협은행,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외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씨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SC은행 등 전업 및 겸영 카드사 17곳의 올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39조 44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조 9280억원 보다 7조 5190억원 늘었다. 증가율로 환산하면 23.5%이다.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신용카드보다는 높은 편이다. <표 참조> 발급된 체크카드 수도 올해 6월 기준 9588만매로 지난해 3월말 9325만매 대비 263만매(2.8%) 늘어 올해 1억매를 돌파할 전망이다.

◇ KB국민카드, 선두 NH농협 체크카드 실적 추월

특히 지난 2003년 대주주인 은행에 합병된 이후 8년 만인 지난해 3월 다시 독립법인 형태로 출범한 KB국민카드의 성장세가 매섭다.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최대 경쟁자인 신한카드를 제친 데 이어 이 부문 절대강자인 은행계열 NH농협은행마저 넘어섰다.

올 상반기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8조 2875억원을 기록해 NH농협은행(7조8650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NH농협은행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13조 3720억원으로 KB국민카드(12조 5750억원)보다 7970억원 많았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전업카드사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12조 5114억원으로 KB국민카드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6조 4654억원을 기록해 격차가 1조 8000억원 가량 벌어졌다.

KB국민카드가 은행과 전업카드사를 통틀어 체크카드 1위에 등극하게 된 것은 ‘선택과 집중’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실적 증가 배경에는 끊임없이 변하고 적응한다는 야성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실제 20~30대 젊은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 덕분에 케이블 프로그램 ‘슈퍼스타K’ 후원을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B국민카드는 분사 후 운영했던 개인회원사업부를 지난 2월 체크카드만 전담하는 두 개 팀으로 구성된 사업부로 개편했다. 인원도 20여 명 규모로 늘렸다. 조직을 확대하면서 상품개발, 영업 및 마케팅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할 수 있었다. 현재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상품 수는 30개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체크카드 1위인 지위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가 체크카드 시장에서 질주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두였던 NH농협은행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 두 카드사간의 치열한 선두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각 시군 읍, 면, 동 곳곳에 영업점을 보유한 만큼 회원 유치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NH농협은행 카드사업분사 한 관계자는 “NEW농촌사랑, 글로벌, 채움, 알뜰주유체크카드 등 다양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며 “5300여개의 영업망을 통한 이용편의, 즉시발급시스템 등을 활용해 회원 확대 및 체크카드 이용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체크카드 활성화를 내놓은 점도 체크카드 시장에서 1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하는 요인이다. 같은 은행계열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 역시 체크카드 전담 조직을 운영하면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KB국민카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기업계 카드사도 공략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하지만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 상당수는 아직까지 뜨뜻미지근한 편이다. 롯데 등 일부 기업계 카드사가 시중은행과 제휴해 현금 입출금 기능을 담은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기업계 카드사 중 최초로 시중은행인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은행 롯데 포인트플러스 그란데 체크카드’를 출시했고, 현대카드 역시 하나은행과 제휴해 ‘하나은행-현대카드C’상품을 내놓았다.

삼성카드 또한 지난 5일 산업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카드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담은 제휴카드를 출시하고, 산업은행의 수시입출금 상품을 결제계좌로 해 고객들에게 고금리 예금 및 개인금융서비스 혜택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독려에 따라 체크카드 활성화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들은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이 체크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편 기업계 카드사 MS 1위 업체인 삼성카드의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9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4840억원에 비해 무려 5190억원이 줄었다.

현대카드나 롯데카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이용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계에 비하면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이들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체크카드 수익률이 사용액의 1.5% 정도로 낮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계 카드사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에 주는 혜택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돈은 안 되는데 손만 많이 가는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체크카드가 소득공제율을 기존 25%에서 30%로 높아져 직장인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올라가 어쩔 수 없이 체크카드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더구나 전업 카드사의 경우 시중은행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다. 체크카드에 현금 입·출금 기능을 넣기 위해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에 내는 수수료는 0.2∼0.5%에 달한다.

이와 관련 전업계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겸영 카드사는 지급수수료가 결국 내부에 적립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가 은행계좌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므로 가맹점수수료 중 0.5%를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통장 잔액한도 내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할부 구매나 금융서비스 판매가 안 되기 때문에, 체크카드 회원에게 고액 구매를 기대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한 전업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동참은 하고 있지만 수익성을 기대할 수 가 없어 적극적인 마케팅에는 나설 수 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부 전업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체크카드 사업부문에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카드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카드사별 체크카드 이용금액 및 점유율 추이 〉
                                                                 (단위 : 십억원, %)
주 1). BC듀얼브랜드 카드사는 BC포함 lssuer tatol 실적.
    2).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서 기준으로 작성됨.
    3). YoY(Year on Year : 전년대비 증감율)
    4). ( )은 점유율.
(자료 : BC통계)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