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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시장 구도개편 바람 부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09-12 21:08 최종수정 : 2012-09-14 17:08

한국토지신탁과 신설 전업사 2곳 등 경영권 매각 진행
미래에셋·NH농협 등 일부 금융지주 부동산신탁업 관심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저가 수주 경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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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신탁 등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금융그룹과 NH농협 등이 부동산신탁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이들 거대 금융그룹이 부동산신탁시장에 참여하게 될 경우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여 기존 부동산신탁업계에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특히 내달부터 대손충당금 최저적립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자본력이나 대주주가 취약한 일부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부동산 PF대출 실적 부진 여파로 수탁고 감소

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축소와 건설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신규 수주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경우 대형사 대비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신규 사업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 국제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아시아신탁, 코람코자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다올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 국내 11개 부동산신탁회사의 6월말 수탁고는 14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7%(2조6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신탁은 소폭 늘었지만 관리·처분·담보신탁이 줄면서 전체 수탁고가 감소했다. 유병순 금감원 자산운용검사실 리스크검사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상반기 중에도 지속되면서 수탁고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별로 살펴보면 작년말 13조 2000억원이었던 코람코자산신탁의 6월말 수탁고는 12조 8000억원으로 4000억원 줄었다. 부동산신탁 전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115억원)을 실현한 KB부동산신탁의 수탁고는 20조 8000억원으로 6개월 새 7조 7000억원이 감소했다. 대한토지신탁(8000억원), 하나다올신탁(2000억원) 등도 수탁액이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탁고는 줄었지만 영업실적은 개선됐다. 이들 11개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5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7% 늘었다. 영업수익은 1809억원으로 전년 동기(1798억원)와 비슷했지만 영업비용이 15.9% 줄어든 덕택이다. 실적이 나아진 데 힘입어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작년 말 738.4%였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지난 6월 말엔 770.1%로 31.7%포인트 상승했다.

◇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경영권 매각 진행

이처럼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의 수주 실적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규모나 대주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부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은 M&A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단 부동산신탁 전업사들 사이에는 한국토지신탁과 신설 부동산신탁회사 2곳 등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신탁을 제외한 신설 부동산신탁사 2곳은 금융당국의 규제강화와 경쟁력 약화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형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대표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 등으로 부동산신탁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신규 수주를 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수수료 덤핑 경쟁이 지속되면 덩치가 작은 신규 중소형 전업사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신탁 상품 가운데 리스크부담이 적은 담보신탁의 경우 신설 신탁회사 증가에 따른 과열 혼탁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아울러 관리형 토지신탁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사실 요즘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시행사에 PF조건으로 신탁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기관 입장에서 신탁사가 체계적으로 개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 덕분에 기존에 신설 중소형 부동산신탁 전업사까지 관리형 토지신탁 영업 확대에 나서면서 약정보수 덤핑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부동산신탁 전업사 한 CEO는 “새로운 경쟁업체가 생겨나면서 결국 살아남기 위해 이익도 남지 않는 수수료 덤핑경쟁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곧 업계가 공멸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 미래에셋금융그룹 등 일부 금융지주 진출 가능 제기

사실 3~4년 전만 해도 부동산신탁시장은 7개 전업사 끼리 나눠먹던 구조였다. 하지만 부동산신탁 전업사들이 매년 납입자본금 만큼 수익을 올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설 부동산신탁 전업사의 존립 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금융그룹과 NH농협 등 일부 금융그룹들의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기존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한데 이어 부동산 개발 및 관련 서비스업 계열사인 미래에셋디앤아이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이 향후 신탁회사를 통해 주거단지 개발 등에 본격 참여할 경우 부동산신탁시장은 치열한 시장 확보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NH농협 역시 부동산신탁 전업사 설립을 통해 부동산 개발금융 취급 확대와 농촌지역 개발에 중점을 두기로 한 것으로 전했다.

NH농협그룹은 부동산신탁 전업사를 설립하면 토지신탁, 부동산담보신탁, 관리신탁, 부동산컨설팅 등을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기존 부동산신탁사들 긴장 속에 경쟁력 강화

기존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쟁업체만 늘어가는 상황이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안좋아 업체들 사이에서 과도한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판에 신탁업체가 늘어나는 것이 기존 업체로서는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덩치가 큰 회사보다는 작은 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신탁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담보신탁의 경우 풍부한 자금과 소비자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 신탁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하게 되면 급속도로 시장 잠식을 당할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신탁사들이 자칫 시장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기존 신탁사들은 금융감독당국에 부동산신탁시장에 진출하는 신규사업자 증가로 인해 업계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영업 허가를 더 이상 내주지 말라는 요청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무한 경쟁의 위기감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아시아자산신탁 관계자는 “결국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신탁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도 “작은 회사라 하더라도 기존의 전문성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자통법 실시를 대비해 전문성을 확보한 기존 신탁업체 스스로가 상품 개발 등에 앞장서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상반기 부동산신탁회사 주요 재무 현황 〉
                                                                            (단위 : 억원, %)
* 2012년 1월부터 6월말까지 기준
(자료 :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실 리스크검사팀)


                                    〈 부동산신탁업 손익현황 추이 〉
                                                                                             (단위 : 억원, %)
주) 본 자료는 작성일 현재 부동산신탁회사가 제출한 업무보고서를 근거로 작성하였음.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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