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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규제, ‘병주고 약주고’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9-09 22:45

헤지자산 구분 대상전체확대 전산부담 가중
단기물 발행중단 포트폴리오 교체의 기회로

ELS규제, ‘병주고 약주고’
규제의 바람이 ELW, ETF에 이어 ELS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ELS는 하락장에도 내성을 지닌 매력때문에 펀드의 대안투자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이번 규제가 약 혹은 독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무보증사채와 비슷한 구조, 발행자 신용위험관리 강화

금융당국이 잘나가는 ELS시장에 규제의 칼을 빼든 건 ELS가 사채와 비슷하다는 인식때문이다. 즉 법적성격이 무보증회사채와 똑같아 발행기관의 신용위험에 빠질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대책은 헤지자산과 고유재산의 분리다. 투자자재산을 일일이 나눠 관리할 수 있도록 ELS·DLS의 발행운용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예금, 주식, 내부계정 간 거래, 장외파생상품 같은 전체헤지자산을 고유재산과 구분하고 이를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구축을 오는 4분기까지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행자, 증권사별로 ELS·DLS 발행·운용현황을 매월 금감원에 정기보고(업무보고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상시적인 감독·감시체계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자본시장국장은 “발행자(증권사)에게 ELS·DLS를 발행한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발생할 경우에 법적으로 명확하게 고유자산과 헤지자산이 분류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 경우에 ELS·DLS 투자자재산보호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보호를 위해 발행자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지금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책은 ELS·DLS 등 단기물발행의 제한이다. 현재 금융위는 ELS·DLS시장확대로 후발주자들도 난립하면서 무분별한 단기물발행이 많다는 입장이다. 이는 소모적인 금리덤핑경쟁으로 이어져 ‘중위험중수익’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왜곡됐다는 판단이다. 김용범 국장은 “ELS·DLS를 도입한 취지, 즉 투자자에게 중규모 정도의 헤지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소모적인 시장점유율경쟁의 조짐을 보이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상황을 고려, ELS·DLS 발행을 현행 영업용순자본비율에서 자기자본의 일정비율로 직접 제한할 것도 검토중이다. 금융당국이 최대 히트상품인 ELS에 규제에 나서면서 그 파급효과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헤지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전산시스템구축의 의무화로 비용부담이 커졌다는 반응이다.

◇ 투자자선택 제한, 중장기투자유도 찬반논란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증권사가 부실화되면 자산이 뒤섞여 투자자가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라며 “현행 ELS와 DLS를 발행하려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20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건전성이 우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결국 ELS·DLS도 신탁구조를 만들자는 것인데, 법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면 효과는 떨어진다”며 “오히려 늘어난 전산투자비용이 수수료율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직접적으로 ELS·DLS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단기물발행금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파생상품영업부 관계자는 “환율, CD 등이 기초자산인 DLS의 경우 시장불확실성이 늘면서 단기물을 선호하는 니즈가 부쩍 늘었다”며 “투자자보호가 아니라 강제적으로 선택의 폭을 제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한 마진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품개발부 관계자는 “보통 단기물은 만기 1개월, 기초자산 CD, 수익률 3% 안팎으로 시중금리보다 수익률이 조금 높다”며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들 단기물의 마진이 낮아 이득은 거의 없는데, 이번 조치를 계기로 RP로 유도하거나 중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등 포트폴리오교체를 제안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으로 수치파악이 쉽지않는 ELS집계시스템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ELS데이터는 접근하기가 쉽지않은 폐쇄형구조”라며 “회사별로 발표하는 발행액으로 집계하는데, 조기청산, 중간청산, 만기청산 등을 반영한 잔고금액이 발표되지 않아 회사별로 발행이 과한지, 적은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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