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말 2만6410명이었던 생명보험 교차판매 설계사 수는 지난 6월말 현재 1만1266명으로 3년반 만에 1만5144명(5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 교차판매 설계사는 2008년 12월 7만2900명이었다가 2009년 8만1490명으로 증가했지만, 지난 6월 기준으로는 7만5347명에 불과했다.
교차판매 제도는 생명보험사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판매) 도입 등 영업환경 변화로 취약해진 설계사의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 지난 2008년 마련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설계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로 설계사들의 교차판매 유인이 떨어졌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간 손보 교차판매설계사의 일시납을 제외한 장기초회보험료는 207억2263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93억7988억원)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설계사들은 생·손보사가 판매하고 있는 주력 상품이 연금·저축성보험 등으로 비슷해서 굳이 자사 상품이 아닌 타사 상품을 팔 이유가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그나마 생·손보사가 독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은 자동차보험이나 변액보험 정도인데 자동차보험은 가입에 따른 수당이 적고 변액보험은 별도의 자격시험을 추가로 합격해야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매년 들게 되는 신원보증보험료가 부담이 된다. 실제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교차판매 설계사로 등록을 하면 신원보증보험을 가입해야 해 불필요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전속설계사의 경우 아무리 차이를 두지 않는다고 해도 같은 상품을 팔 수 있다면 자사 상품을 팔게 되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교차상품을 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