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어마어마한 규모로 전국을 떨게 했던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면서 지난 8월 28일 16시 기준으로 국내선 항공편은 모두 결항됐으며, 같은 시각 국제선도 인천·김포·김해·제주공항에서 각각 91편, 9편, 29편, 6편이 결항됐다. 볼라벤이 빠져나가기 무섭게 한반도에 들이닥친 14호 태풍 ‘덴빈’은 지난달 30일 10시 기준으로 국내외선을 포함해 계획됐던 총 1416편 중 173편을 결항시켰다.
이처럼 날씨나 제반환경 변화에 따라 항공기의 연착, 결항, 착륙지 변경 등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상하는 ‘항공기결항보상담보’가 있으나 국내에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손보사들은 여행자보험을 통해 고객이 탑승한 항공기나 선박이 행방불명되거나 조난 된 경우 혹은 항공기가 납치됐을 경우에 대해서는 보상하고 있지만 항공기 결항에 대한 손해를 담보하는 회사는 현재 단 한 곳도 없다.
일부 손해보험사에서 항공기결항손해를 보상하는 담보를 개발해 여행사의 단체보험 형태로 판매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결항보상 담보를 판매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이 담보에 대한 니즈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 최근 기상이변이 증가하고 있어 결항에 따른 손해율이 높아져 판매를 중지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보험이 아닌, 항공사가 항공법상 결항이나 연착에 대해 보상을 하고 있으나 환불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일부 항공사의 경우 숙박비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있으나 이러한 내용을 몰라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반면 중국의 경우 여행자보험에서 비행기 결항이나 연착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주고 있는데, 중국 국내선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3~50위안(5400~9000원)만 내면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이때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4시간 이상 연착될 경우 여행자보험 가입자는 최소 200위안(3만4000원)에서 최대 600위안(10만8000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내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뚜렷이 상승했으며 올해 여행자보험의 보험금 지급 사례 중 70% 이상이 항공편 취소, 결항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잦은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항공기 결항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의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보상해주는 항공기결항보상 담보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