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야간선물전용서비스 오픈 파격이벤트도 시행
KDB대우증권의 경우 일찌감치 야간시장 전용서비스를 내놓았다. 올초부터 시행중인 ‘야간선물 나이트브리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름 그대로 나이트브리프는 야간선물시장에 대한 투자정보서비스다. 특히 핵심서비스인 ‘KOSPI200 가상지수’는 야간증시지수가 없는 상황에서 당일 발표예정인 주요국의 경제지표 및 이벤트를 시간대별로 직전 수치와 비교, 정리함에 따라 장중야간선물을 대응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평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업계최초로 해외선물의 대명사인 CME야간선물에다 시스템트레이딩을 접목시켰다. 시스템트레이딩은 미리 입력한 조건식에 따라 사고 파는 일종의 자동매매시스템이다. 전문 시스템트레이딩 HTS에 CME 야간선물거래시스템을 탑재, 정규시장 외에 야간시장에서도 24시간 자동매매시대를 열었다.
전용이벤트로 야간선물 대중화에 나선 곳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6일 해외선물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백화점상품권을 제공하는 ‘해외시장 야간지키미 이벤트’을 한달동안 실시한다. 4주간 매주 해외선물 거래량이 100계약 이상인 고객 20명에게 10만원권 백화점상품권을 선착순 제공한다. 또 신규계좌를 개설하거나 4월 이후 거래가 없던 고객 중 해외선물을 10계약이상 거래한 투자자 50명에게도 5만원권 백화점상품권을 선착순 지급한다.
◇ 야간선물 고성장세, 고객충성도 제고에도 긍정적
증권사가 밤낮을 가리지않고 리테일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야간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야간선물시장이다. 지난 2009년 11월 개설된 뒤 지난달 야간선물·옵션의 총거래량은 하루 평균 37만9936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3만4987계약)과 비교할 때 1년 만에 10배 넘게 늘었다.
최근에는 개인일색인 야간선물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며 성장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외인의 거래비중의 경우 6%에서 40%로 약 6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사입장에서는 수익성도 야간시장이 주간정규시장보다 유리한 편이다. 특히 피를 말리는 브로커리지 수수료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야간선물시장의 경우 LlG투자증권이 지난 2월 수수료를 0.0019%로 낮췄으나 회사별로 수수료율이 0.00987-0.003% 사이로 정규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우리나라와 시차가 있는 주로 밤에 이뤄지는 해외선물은 주요 해외 선물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선물상품을 거래하는 투자수단으로 수수료는 2.99달러~10달러 사이다. 글로벌파생팀 관계자는 “야간해외선물거래는 자본시장법시행에 따라 증권사의 업무영역확대로 사업이 본격화된지 불과 2년”이라며 “주간거래보다 마진이 높아 저변확대가 이뤄지면 신수익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증권사로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을 잡는 부수효과도 있다. 업계에서는 개인선물투자자들 가운데 3명꼴로 1명은 야간에도 거래하는 복수거래자로 추정하고 있다. 즉 야간거래자 대부분이 주간거래를 병행하는 해비유저(heavy user)라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야간투자자는 거래가 잦은 해비유저들이고 주간지수선물투자자가 대부분”이라며 “야간시장은 단순히 시장확대차원이 아니라 단골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주야간 거래로 수수료수입도 늘릴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꺼꾸로 보면 야간시장이 소수의 헤비유저들에게 집중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야간시장의 거래수단이 지수선물 해외선물 해외옵션 등 파생상품 대부분이어서 전문지식이 부족하거나 경험없는 개인들이 접근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시장초기단계에서 성장기로 대중화가 쉽지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 외에 주식거래도 가능한 별도의 야간주식시장의 개설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2003년 야간증시인 전자장외거래시장(ECN)이 문을 열었으나 당국의 실시간매매 불허에 따른 거래부진으로 청산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야간주식시장의 개설되면 야간선물시장의 연계로 투자기회가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며 “결국 거래량확보가 관건인데, 과거 ECN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매매를 허용하는 등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위험회피 중심인 야간선물시장과 개별종목거래시간의 연장차원인 야간주식시장과는 개설목적이 다르다”며 “밤에 열리는 미국, 유럽증시와 연동한 투자 수요 충족차원인지, 투기거래조장인지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