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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나쁜데 폭염, 은행 더 큰 흉년 오나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8-06 08:12

파고① 우량여신 증가 극심정체 속 부실 ‘꿈틀꿈틀’
파고② 대중정서악화, 사회공헌·마진 쌍방향 압박
파고③ 바젤Ⅲ+시스템 규제, 당국 정책 수용 가쁜숨

업황 나쁜데 폭염, 은행 더 큰 흉년 오나
은행권 상반기 실적발표가 일단락 된 때에 악재가 중첩되고 있어 한 해 사이에 최대 흉작기로 진입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들을 휩쓸기 시작한 악재는 3각 파고를 형성한 채 비상한 대응을 소리 없이 강요하기 시작했다. 다른 여건 고려 없이 당장 은행권 고유 경영여건 만 봐도 하반기 이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 내용상 플러스 요인 꼬리 감춰

상반기 실적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이익기반의 침하현상이 본격화 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세금은 물론 신용손실과 충당금을 반영하기 전 충당금적립전 이익으로 보나 기본 영업이익으로 보나 기상 악화 여파는 수익 급감으로 방향을 돌려 놓았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영업 수익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엔 KB금융이 4조 7742억원을 냈고 신한지주는 4조 9000억원 가까이, 우리금융은 5조원을 웃돌았다.

이와 달리 올해는 우리금융과 신한지주가 5조 5000억원대를 간신히 넘기며 각각 4조 6420억원과 4조 5488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KB금융은 4조 3000억원에 못 미쳤고 외환은행 편입효과 날개를 달고 치솟아 오른 하나금융은 4조원 돌파에 머물렀다. 흉작 예보는 본원적 이익창출력을 따지는데 여전히 유용한 신용손실 등을 반영하기 전 충당금적립전 이익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어떻게 변동했는지를 보면 더욱 실감난다.

KB금융이 5924억원, 우리금융이 5480억원 줄어들면서 충전이익 감소율이 각각 20.47%와 16.72%에 이른다.

알뜰한 성적표를 내려 안간힘을 쓴 신한지주가 13.86% 감소로 막으며 선방을 위해 나섰고 하나금융이 60% 가까운 증가율을 냈지만 외환은행 편입효과를 업은 것이어서 제한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엔 대내외 경제여건이 더욱 나빠지고 특히 중소기업 가동률과 자영업자 위기가 극심해지면서 일부 가계대출 연체율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비상한 대응체제 구축이 절실한 형편이다.

◇ “죄 없이 억울하다”는 주장을 펼 수 없는 처지

지난해 미국 반 월가 시위가 북미대륙을 달구고 유럽에서도 동조 흐름이 나타날 때도 국내 금융계는 직접적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었지만 은행권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반 금융관행 패러다임이 절정기에 접어들었다. CD금리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유지되도록 방치하다가 조작 논란이 불붙는 사태에 직면했고 일부 은행의 부실한 업무처리 사례가 은행권 전반의 부도덕성을 제기하는 빌미로 와전되면서 궁지에 몰린 상태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그나마 8월 초 여름휴가가 절정에 들고 하한기에 들면서 주춤거리고는 있지만 일부 시민단체의 CD금리 조작 논란과 이에 따른 소송 추진에다 국회 국정감사가 다가올수록 반 금융 정서의 ‘인화성’을 높일 계기는 여럿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사회공헌 활동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고자 하는 모색과 단기지표 대체 움직임이 시작되긴 했지만 또 다른 반금융 이슈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노조 고위관계자는 “또 하나 걱정은 대통령 선거가 어떤 방향으로 불똥을 튕길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 동안 금리 조작 논란을 통해 이자마진 축소 압박이 다가오는 것은 이미 가시화된 일이도 그 동안 자동화기기를 중심으로 수수료를 내리는 성의를 보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추가 수수료 인하 여지를 불러올 우려 또한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개방 경제 시스템에서 국제 규제 대열 이탈 불가

아무리 이익 기반이 침하되고 있다고 우려를 해도 현재와 같은 반 금융 정서가 지배하는 한 엄살로 치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국제기구 주도로 주요국 감독기구와 중앙은행 등이 추진하고 있는 규제 강화 방안 역시 시시각각 금융권의 적적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한화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최근, 바젤Ⅲ 자본비율 규제 강화가 국내 은행권에 급격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우려할 지점을 섬세하게 들춰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위험가중치가 낮은 주택담보대출과 대기업 중심 대출전략을 부채질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경기 회복기 대출을 늘리려면 자본규모도 비례해서 늘려야 하는 부담을 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자본적정성 규제 강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위험가중치를 무릅쓴 긴급조치 성격의 대출 만기 연장이나 적극적 자금중개 전략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설 수 있는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다 우리 금융정책 당국이 유동성 및 건전성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독려하는 등 대출태도 완화를 주문함에 따라 은행권 현업 리스크관리 조직과 영업조직, 그리고 전략 부문 간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물밑에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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