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채권 만기는 3년이고, 발행금리는 호주 단기금리인 BBSW에 1.90%(190bp)를 더한 수준이다.
올해 발행된 다른 한국계 캥거루본드와 100bp 이상 낮다. 수은은 “투자성향이 매우 보수적이고 금리에 민감하기로 이름난 호주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물 제값 받기’에 성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투자자는 외국기관이 처음 데뷔하면서 발행할 때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수은은 대한민국 대표 외화차입기관으로서 뒤따를 한국물 발행을 감안해 발행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유럽에 투자했다가 손실은 입은 호주 투자자들이 한국 등 아시아 등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포착해 지난주 현지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대규모 투자자설명회를 실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발행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도 주문이 몰리면서 100여개 기관으로부터 당초 목표했던 금액의 네 배가 넘는 8억 호주 달러에 이르는 등 투자 주문이 쇄도했다.
특히, 호주 보험사, 자산운용사는 물론 중동계 중앙은행 등 오일머니들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용환 행장 취임 이후 17개 중동계 주요 금융기관과의 MOU 체결 및 MENA콘퍼런스 개최 등 중동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한 결과라고 은행측은 풀이했다.
이로써 수은은 올해 조달목표 110억 달러 가운데 78억 달러를 끌어와 71%의 실적을 내면서 선제적 외화차입에 앞장서고 있다.
수은은 이번 호주 시장 뿐 아니라 일본, 스위스, 브라질 등 비 달러화 틈새시장을 집중 개척에 나서 다양한 투자선을 확보함으로써 올해에만 비 달러화로 총 45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