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정례회의에서 지난 6월 5일 그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개선의 핵심인 자본확충과 관련된 내용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자본금 증액 명령 이행기간인 6월 말이 지난 현재까지도 유상증자를 불이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임원 직무집행정지 및 관리인 선임 등 필요 조치 후 공개매각 등 정리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안에 임원의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이후 공개매각을 주관할 예금보험공사와 내부적인 정리절차에 대한 논의 후 공개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손보의 공개매각을 주관할 예보는 이번 매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금융정리부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임원업무 집행정지 결정이 승인되면 매각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매각은 시장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기준 그린손보의 자산규모는 1조6421억원 수준이며, 보험계약부채를 포함한 총 부채는 1조6838억원으로 자본은 -417억원 수준이다. 현재 자산보다 부채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족금에 대해서는 예보에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예보 관계자는 “매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부족자금을 일부 지원해 자산건전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자산건전성이 확보될 경우 매수자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보의 이러한 긍정적인 판단에도 불구하고, 헐값에 매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보험시장에 그린손보 이외의 매각대상이 많이 나와 있을뿐더러 그린손보의 경우 다수의 부실을 끼고 있어 손해보험업 라이선스에 따른 경영프리미엄이 붙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역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국내 보험사들은 인수나 매각에 뛰어들 움직임이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린손보가 보유하고 있는 계약이 우량물건이라는 보장이 없어 큰 메리트가 없고, 계약과 함께 부채며 직원들까지 다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P&A로 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린손보가 소유한 보험계약을 다른 보험사에 분산·이전하는 방식의 P&A가 이루어진다. 이 경우 금융당국에서 손보사중 상위사 몇 곳을 선정해 MS(시장점유율)에 따라 보험계약을 이전하고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위에서 경영개선계획 불승인이 발표된 이후 첫날인 5일 그린손보 주가는 80%이상 급락했으며, 6일 현재 그린손보 주가는 전일 대비 12%하락한 264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그린손보의 시가총액은 70억원 수준이며, 인핸스먼트컨설팅 외 5인의 특수과계인이 대주주격으로 840만주, 31.71%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지분만 인수해도 경영권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손보 관계자는 “공개매각이 잘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달 안에 유병자와 관련된 신상품을 낼 계획이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