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점통폐합, 조직개편 등 효율성강화
눈에 띄는 경영키워드는 효율성강화다. 지난해 대형IB 라이센스 획득차원에서 자본확충으로 덩치키우기로 나선 증권사들 중심으로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삼성증권이 지난해말 10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던 해외사업부문에도 메스를 댔으며, 이에 따라 홍콩법인의 직원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리서치인력도 한국주식세일즈로 재배치했다.
국내지점을 줄이거나 통합한 곳도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해말 124개에서 108개로,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이후 6개의 지점을 폐쇄, 지금은 112개다. 중소형사의 경우 최다지점을 가진 동양증권은 165개에서 142개로 23개 지점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같은 효율성강화전략은 주총을 기점으로 증권사 CEO들이 대거 교체돼 경영쇄신 분위기가 무르익은데다, 증시조정에 따른 수익성악화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래대금급감으로 일선 리테일지점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지점을 VIP지점으로 통폐합하고 규모가 작은 지점을 폐쇄하는 등 2차 리테일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인건비는 보통 판관비의 50~60%를 차지한다”며 “수익성향상의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비용 집행 및 업무 슬림화를 꾀할 수 밖에 없지않느냐”고 말했다.
안으로 효율성강화로 체력을 키운다면 밖으론 신수익원발굴로 위기를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브로커리지 쪽으로 치우친 수익원구조의 불균형은 요즘같은 증시불황기에는 경영악화와 직결되는 탓에 시장상황에 덜민감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엔진발굴에 올인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 곳이 은퇴시장공략에 피치를 올리는 삼성증권이다. 이 은퇴 쪽은 김석 사장취임 이후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다. ‘은퇴 자산관리’ 컨셉으로 50~60대인 베이비부머가 타깃이다. 특이한 점은 부부은퇴가 컨셉인 체험형 은퇴솔루션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 그 대표적인 예가 부부은퇴학교다. 테마는 부부사랑(Touch Love), 은퇴와 삶(Touch Life), 은퇴와 재무(Touch Money)’로 각 분야의 사회 저명인사는 물론 삼성증권의 은퇴설계 전문가도 함께 참여한다. 최근엔 김석 사장이 PB 대상 ‘은퇴영업 출범’을 선포와 함께 전국지점에서 실시한 가두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는 등 은퇴시장선점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 은퇴 등 신수익원창출, 상품라인업 다양화로 고객만족 추구
우리투자증권은 패러다임변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밑바탕에 깔린 기본철학은 이 회사 황성호 사장이 강조한 ‘역발상’과 ‘혁신’. 최근 황 사장은 “우리나라 증권업 모델은 오로지 롱온니(long only) 시장”이라며 “주식, 펀드, 랩어카운트 등 각각 다른 자산으로 투자하더라도 증시가 올라야지 돈을 버는 구조”라며 천편일률적 브로커리지모델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따라 롱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롱숏형 양방향 수익모델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이자, 통화, 원자재 등이 기초자산인 다양한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완전판매를 위해 이를 파는 직원들의 컨설팅 능력과 상품판매 능력을 키울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에 수익원다변화를 모토로 삼았다. 키워드는 본사영업, 자산관리영업 강화. 본사영업의 경우 운용중심인 트레이딩부문을 금융상품제조 중심인 Sales& 트레이딩그룹으로 변경, 판매채널에 대한 금융상품판매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포트폴리오다변화 차원에서 동양증권 강성부 채권분석팀장 등 채권전문가를 대거 영입, 채권중심으로 수익원의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현대증권의 경우 하반기 키워드로 품질경영을 꼽았다. 이는 상품개발부터 판매, 애프터서비스까지 고객과 신뢰를 쌓는 과정으로 고객가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더 많은 고객과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하는 선순환구조를 정착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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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