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中企위기 체감 땐 늦다, 미리 다스려야”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2-02-19 17:36 최종수정 : 2012-03-02 11:46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서경란 연구위원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쓰러지는 중소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다음에 대책을 세운다면 너무 늦은 일이 될 겁니다. 비록 기업은행이 전·후방 모든 면에 걸쳐 선제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우리 나라 금융계가 함께 뛴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서경란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게는 걱정보다 기대 쪽 무게가 더 크다.

특히 전방위적으로, 미리, 다 함께 대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난제를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강하다.

“우리 사회 리더층의 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기우에 그치면 좋겠지만 조심하고 대비할 필요성은 항상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통계청 등의 대표적 지표들을 보면 위기가 현실화될 징후는 아직 제대로 표면되지 않은 상태일뿐이라는 것이다.

대출 연체율, 어음부도율 및 부도업체 수 등 최근 치를 보면 어려워지긴 하겠지만 위기라고 논하기 쉽지 않다. 그가 속한 연구소 구성원들이 내부 슬로건대로 ‘보다 멀리, 보다 깊게, 나무보다 숲을’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 보니 사뭇 다른 징후를 포착할 수 있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표의 현실 반영이 더딘 이유에 대해 서 위원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곧장 쓰러지지 않고 버텨 내는 역량이 강해진 덕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버티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안심할 순 없으며 형편이 좋은 기업은 너무 좋고 대부분은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힘겹게 버티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힘든 큰 위기가 왔을 때는 걷잡을 수 없어질 우려가 크다”고 그는 지적했다.

“은행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는 6%대에 머물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만,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금리 6% 미만 기업 비중이 지난해 3분기엔 평균 32.8%였는데 9~11월엔 36%로 늘었어요. 반대로 7%이상 금리를 무는 기업 비중은 32.0%에서29.0%로 줄었죠. 실체를 간파하면 이것도 심상치 않은 것이에요.”

금리를 적게 무는 기업이 늘었다는데 위기다? “금융사들이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려니까 우량 기업 금리는 자꾸 낮아지는 반면에 신용도나 업황이 상대적으로 못한 기업들은 돈 구하기 어려워지니까 더 많은 금리라도 무릅쓰려는데 그 마저도 돈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중견기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우량중소기업은 매우 건실하지만 정책 및 금융지원이 필요한 진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은 올 들어 더 나빠지고 있는데 현재 정부와 금융계 대비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판단 내리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털어 놓았다.

요즘 같은 때일수록 공식 통계로 인정하기 꺼려 하는 현장 조사결과를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가 지난해 10월 대비 12월 자금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만기연장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기업이 8%포인트 늘고 심사기준이 강화됐다고 답한 기업은 3% 포인트 늘었으며 추가 담보를 요구받았다는 기업이 3%포인트 늘었다는 수치였다.

12월이면 벌써 한 달 반도 전이니 더 나빠졌을 가능성을 감안하니 관심이 커지기 마련이라는 것.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체가 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 또한 큰 기업 비중이 높은 지표를 통해서는 짐작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뜻은 영업을 해서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다.

한국기업데이타가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포함한 중소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2009년의 경우 43.2%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고 그는 전했다. 실물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고 금융여건이 나빠지면 이런 기업이 4할을 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외부감사법인들을 상대로 파악하는 최근 통계에서 이자보상배율 1미만 업체가 지난해 30.3%를 넘었던 것을 그는 주목한다.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더 높을 것이고 올해 들어 더 늘어날 개연성이 크다고 진단하는 이유다.

“그래서 더 심각해지기 전에 기은이 앞장서서 이익을 덜 남기더라도 중소기업들이 부담하는 금리 수준을 한 자릿수로 낮추고 전·후방 총체적 지원을 펴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컨설팅을 통해 사업구조 개선 또는 구조 전환을 돕고 금융지원으로 뒷받침하는 입체적인 노력, 문화컨텐츠 산업 발굴처럼 담보나 업력 위주 여신에서 벗어나 미래성장동력 발굴 노력 등이 망라돼야 한다고 조준희 행장을 비롯한 기업은행인들은 믿고 있다는 것이다.

“실물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중소기업들이 겪을 낭패는 더욱 극심해 집니다. 하지만 정부가 종합 처방을 마련해 지원에 나서고 시중은행이나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기업은행처럼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지원에 동참한다면 기업들이 살고 경제 하방위험은 최대한 상쇄 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가 눈여겨 보고 생각을 달리해 본다면 길을 찾아낼 거라고 믿어요.”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