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인 1월 6조2136억원 순매수, 월간기준 최대규모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가 거침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순매수규모는 6조2136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증시하락의 주범인 유럽계 자금이 순매수로 컴백했다는 것이다.
유럽자금은 2011년 11월 △2조 4861억원 → 12월 △2447억원 → 2012년 1월 3조 66억원으로 순매수전환했다. 같은 기간 미국계 자금도 2011년 11월 △2874억원 → 12월 △3224억원 → 2012년 1월 1조7384억원으로 힘을 보탰다. 이처럼 바뀐 이유는 미국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완화되고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에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국인의 귀환으로 안심하기에 이르다. 사상최대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신통치않아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초 외국인 순매수물량의 약 83%가 프로그램매매다. 외국인순매수 규모는 1월들어 약6조2136억원. 이 가운데 프로그램매매규모는 약 5조582억원으로 전체 물량의 약 83%에 달한다. 신영증권 한주승 연구원은 “주문을 내는 브로커가 비차익으로 신고를 했더라도 실제 물량은 차익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차익이라면 베이시스가 축소돼야 하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베이시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 프로그래매매에 따라 순매수영향
관심은 외국인의 순매수행진이 계속 이어지느냐다. 외국인매매가 프로그램매매의 영향이 큰 만큼 베이시스의 폭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베이시스는 선물과 현물의 차이로 보통 그 갭이 넓으면 프로그램매수가, 좁으면 프로그램매도가 나온다. 즉 베이시스가 악화되면 차익물량 출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환율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급등한 코스피에 비해 약세인 환율의 영향으로 외국인 매수세를 부추겼다는 시각도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일 1972p로 패닉장이 연출됐던 8월 공백을 회복했다.
하지만 환율은 1110원 수준으로 그때와 엇비슷해 한국증시가 환율에 비해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이 매수강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김형닫기

이에 따라 앞으로 외국인매매의 향방은 프로그램매매를 촉발할 베이시스, 환율에 따라 사고, 팔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6조원의 순매수에 나선 환율대는 1120원~1150원 사이. 원화가 1150원 위로 움직이면, 즉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손해다. 반대로 1120원 아래로 달러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이 기대된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지난 2010년 하반기 도이치방크의 환베팅 사례를 통해 추정한 외국인 매수차익거래의 적정청산 시점은 원달러환율 1085원 이하”라며 “현재 환율에서는 급격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승 연구원은 “가장 최악의 조합은 베이시스 악화와 환율의 상승이 동반되는 것”이라며 “외국인의 이탈은 물론, 국내 자금의 스위칭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국가별 상장주식 순매수 동향 〉
(단위 : 억원, 결제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